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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모태가 된 삼성물산은 80주년 창립기념일인 3월 22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필립 코쉐(Philippe Cochet) 전 GE 최고생산성책임자(CPO)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또 다음날인 23일엔 삼성전자가 정기주총을 열고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과 김선옥 전 이화여대 총장, 박병국 서울대 교수 등을 새 사외이사로 임명할 계획이다. 두 회사 모두 이번에 영입한 외국기업 CEO 출신 사외이사에게 거버넌스위원회를 이끌게 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의 이사회 중심 지배구조 개편과 주주와의 원활한 소통 등을 위해 도입한 거버넌스위원회는 지난 2015년 10월 삼성물산이 처음으로 신설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지난해 4월 이사회 내에 설치해 운영해오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은 국내 사외이사들로만 구성돼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역할 및 위상을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재계 한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거버넌스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던 기존 사외이사가 사임하고 외국기업 CEO 출신을 신규 선임한 것은 위원회의 위상을 재정립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삼성전자는 최대계열사이고 삼성물산은 이재용 부회장이 17%가 넘는 지분을 가진 지주회사 성격이라 이 두 회사가 새로운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훈·최치훈 각각 이사회 의장 맡을듯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과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등이 맡게 될 이사회 의장의 역할 변화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이상훈 사장은 2016년 10월 이재용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되기 이전까지 삼성전자의 사내이사로 활동했었지만, 당시엔 최고경영자인 권오현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어 그 역할이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번 주총에서 이상훈 사장이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되면 CFO(최고재무책임자) 출신의 ‘재무통’으로서 주요 투자결정을 하는 경영위원회 등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감안하고 이사회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외국 기업 근무 경험 등이 있는 새로운 이사들을 선임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