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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트럼프의 ‘최대 약점’ 노렸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6일 성명을 통해 중국 기업들이 미 농산물 구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 3일 이후 들여온 미국 농산물에 대해 관세부과를 배제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인 미 농업 종사자들을 정조준한 것이다. 내년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가뜩이나 대두 등 농산물에 부과된 중국의 보복 관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 종사자들에게 트럼프에 대한 반감을 심어주겠다는 게 중국 측 반격 전략의 핵심인 셈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량은 590만톤(t)으로, 2004년 이후 1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측의 이 같은 입장은 앞서 트럼프가 내달부터 3000억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10%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지난 1일(현지시간) 공언한 데 따른 보복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트럼프의 관세 강공은 지난달 30.31일 중국 상하이에서 재개된 고위급 무역협상이 별다른 소득 없이 마무리된 데 따른 것이었다. 미국이 트럼프의 공언대로 3000억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투하하면 미국에 들어오는 모든 중국산 제품에 관세가 매겨지는 셈이 된다. 미국은 이미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 중이다. 이와 관련 중국 측도 “단호히 맞서 싸울 것”(장쥔 유엔주재 중국대사), “한 치도 양보하지 않을 것”(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이라며 보복을 예고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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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반격은 사실 시작됐던 터다. 앞서 중국은 5일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위안 아래로 떨어지는 ‘포치(破七)’를 사실상 용인하면서 대미(對美) 압박에 나서면서다. ‘포치’ 현상이 나타난 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5월 이후 11년 만이다. 인민은행은 이날 발표한 ‘책임자’ 명의 성명에서 “일방주의와 보호 무역주의 조치 및 (미국의) 대중 추가 관세 부과 예상 등의 영향으로 오늘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7을 넘어섰다”며 “이는 시장의 수급과 국제 환율 시장의 파동을 반영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포치의 원인이 무역전쟁을 일으킨 미국 측에 있다는 의미다.
미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은 “중국이 위안화의 ‘자유낙하’를 허용함으로써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환율을 무기화하고 있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에게는 확실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중국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줄리언 에번스-프리처드는 “중국이 7위안선 방어를 중단했다는 것은 미국과의 무역협상에 대한 희망을 거의 포기했다는 것을 말해준다”며 “환율을 효과적으로 무기화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티 탄 NAB 아시아 시장 전략 및 리서치 헤드는 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위안화는 중국이 선호하는 수단은 아니지만 새로운 관세 부과에 대한 대응책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미국에 보복관세를 매길 상품이 바닥난 상황에서 위안화가 중국의 정책 선택지가 된 셈”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환율 조작”…재반격 불가피
이후 CNBC방송은 트러프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측근들에게 환율시장 개입에 나서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같은 달 26일 보도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보도 당일 “나는 그것(환율 개입)을 2초 만에 할 수 있다”며 “나는 뭘 안 하겠다는 말은 안 했다”고 부인한 바 있다.
미국은 지난 5월 환율 보고서에서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중국을 여전히 관찰대상국에 올렸놓음으로써 언제든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음을 경고해왔다. 1994년 클린턴 행정부 당시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 이후 미국으로부터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 나라는 아직 없다. 같은 달 미국은 달러에 대한 자국 통화 가치를 절하하는 국가들에 ‘환율 상계관세’를 부과하는 규정을 추진키로 했었다. ‘포치’ 현상이 장기화한다면 중국에 또 다른 관세폭탄을 던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트럼프가 이날 트위터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듣고 있나”고 연준을 겨냥한 만큼, 당장 직접적인 환율개입보단, 연준의 금리인하를 통한 달러화 가치 하락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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