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pick]반격 나선 시진핑…美中 무역갈등, 시계 제로

11년 만에 포치 현상…中환율 카드로 美압박 본격화
뒤이어 트럼프의 최대약점 '美농산물'도 정조준
격분한 트럼프, 재반격 나설 듯…갈등 장기화 예고
  • 등록 2019-08-06 오전 5:02:44

    수정 2019-08-06 오전 6:32:35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중국의 반격들이 본격화했다. 휴전을 깬 도널드 트럼프(사진 오른쪽) 미국 대통령의 관세 강공에 위안화 약세 카드와 미 농산물 구매중단 및 관세부과 카드를 동시에 뽑아들었다. 갈등이 관세 전면전에 이어 통화전쟁으로까지 번져갈 것이 자명해진 셈이다. 극적 돌파구가 없는 한 미·중 무역전쟁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시계 제로’ 상황에 놓이게 됐다.

中, 트럼프의 ‘최대 약점’ 노렸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6일 성명을 통해 중국 기업들이 미 농산물 구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 3일 이후 들여온 미국 농산물에 대해 관세부과를 배제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인 미 농업 종사자들을 정조준한 것이다. 내년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가뜩이나 대두 등 농산물에 부과된 중국의 보복 관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 종사자들에게 트럼프에 대한 반감을 심어주겠다는 게 중국 측 반격 전략의 핵심인 셈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량은 590만톤(t)으로, 2004년 이후 1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측의 이 같은 입장은 앞서 트럼프가 내달부터 3000억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10%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지난 1일(현지시간) 공언한 데 따른 보복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트럼프의 관세 강공은 지난달 30.31일 중국 상하이에서 재개된 고위급 무역협상이 별다른 소득 없이 마무리된 데 따른 것이었다. 미국이 트럼프의 공언대로 3000억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투하하면 미국에 들어오는 모든 중국산 제품에 관세가 매겨지는 셈이 된다. 미국은 이미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 중이다. 이와 관련 중국 측도 “단호히 맞서 싸울 것”(장쥔 유엔주재 중국대사), “한 치도 양보하지 않을 것”(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이라며 보복을 예고해왔다.

트럼프의 관세 강공에 이어 중국 측의 보복까지 본격화하면서 지난 6월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트럼프와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 간 ‘G20 무역담판’에서 체결된 ‘휴전’은 사실상 깨졌다. 당시 무역담판 직후 트럼프는 “우리(미·중)는 관세 부과를 중단하고 그들은 우리의 농가 제품들을 구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진=AFP
◇마땅치 않은 보복…환율카드도 꺼내


중국의 반격은 사실 시작됐던 터다. 앞서 중국은 5일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위안 아래로 떨어지는 ‘포치(破七)’를 사실상 용인하면서 대미(對美) 압박에 나서면서다. ‘포치’ 현상이 나타난 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5월 이후 11년 만이다. 인민은행은 이날 발표한 ‘책임자’ 명의 성명에서 “일방주의와 보호 무역주의 조치 및 (미국의) 대중 추가 관세 부과 예상 등의 영향으로 오늘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7을 넘어섰다”며 “이는 시장의 수급과 국제 환율 시장의 파동을 반영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포치의 원인이 무역전쟁을 일으킨 미국 측에 있다는 의미다.

미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은 “중국이 위안화의 ‘자유낙하’를 허용함으로써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환율을 무기화하고 있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에게는 확실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중국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줄리언 에번스-프리처드는 “중국이 7위안선 방어를 중단했다는 것은 미국과의 무역협상에 대한 희망을 거의 포기했다는 것을 말해준다”며 “환율을 효과적으로 무기화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티 탄 NAB 아시아 시장 전략 및 리서치 헤드는 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위안화는 중국이 선호하는 수단은 아니지만 새로운 관세 부과에 대한 대응책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미국에 보복관세를 매길 상품이 바닥난 상황에서 위안화가 중국의 정책 선택지가 된 셈”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환율 조작”…재반격 불가피

그러나 미국 측이 중국 측의 설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공산은 작다. 중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끌어내진 않았지만, 보유 외환을 통해 달러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적극적인 환율방어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트럼프가 즉각 트윗을 통해 “환율 조작”이라며 “중대한 위반”이라고 반발한 배경이다. 미국이 전격적으로 환율시장 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다. 실제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10일 트럼프가 달러화 가치를 떨어뜨릴 방법을 찾아볼 것을 측근들에게 주문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후 CNBC방송은 트러프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측근들에게 환율시장 개입에 나서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같은 달 26일 보도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보도 당일 “나는 그것(환율 개입)을 2초 만에 할 수 있다”며 “나는 뭘 안 하겠다는 말은 안 했다”고 부인한 바 있다.

미국은 지난 5월 환율 보고서에서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중국을 여전히 관찰대상국에 올렸놓음으로써 언제든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음을 경고해왔다. 1994년 클린턴 행정부 당시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 이후 미국으로부터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 나라는 아직 없다. 같은 달 미국은 달러에 대한 자국 통화 가치를 절하하는 국가들에 ‘환율 상계관세’를 부과하는 규정을 추진키로 했었다. ‘포치’ 현상이 장기화한다면 중국에 또 다른 관세폭탄을 던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트럼프가 이날 트위터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듣고 있나”고 연준을 겨냥한 만큼, 당장 직접적인 환율개입보단, 연준의 금리인하를 통한 달러화 가치 하락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사진=AFP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홈런 신기록
  • 그림 같은 티샷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