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의 IT세상읽기] KT CEO의 조건

웬만한 국회의원보다 낫다는데
범KT계에 쏠리는 눈
인맥이나 과거 경력 확대해석 말아야
경영능력 보고 최고의 CEO 찾는 잔치되길
  • 등록 2019-11-04 오전 5:23:05

    수정 2019-11-05 오전 8:26:56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내일(5일) 오후 6시까지 KT(030200) 회장 후보에 대한 외부 공모(헤드헌팅 추천 포함)가 끝나면 KT의 차기 대표이사(CEO·회장)를 뽑는 대장정이 본격화됩니다.

사외이사 4명, 사내이사 1명으로 이뤄진 지배구조위원회(위원장 김대유·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정책수석)가 사내·외 후보자들을 심사해 1차로 후보군(많게는 10명 이상)을 추리죠. 이후 사외이사 8명 전원과 사내이사 1인이 참여하는 회장후보심사위원회(위원장은 사외이사 중 호선으로 결정)가 구성돼 사실상 회장 후보를 정합니다.

회장후보심사위 이후 이사회 의결 절차가 있지만 형식적입니다. KT의 차기 회장 선임은 12월 중 마무리 되죠. 황창규 회장이 연임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새 회장이 KT 전반을 이해하려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웬만한 국회의원보다 낫다는데


KT의 차기 회장이 누가 되느냐는 정보통신기술(ICT)계의 최대 관심사입니다. 그럴 것이 KT는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2년 정부의 지분 매각으로 완전 민영화됐지만, 그 뿌리는 체신부여서 ‘국민 기업’이라고 할 수 있으며, 동시에 그룹사 43개, 직원 수 6만 1619명(5월말 대기업집단현황 공시기준)이 일하는 ‘국내 최대 ICT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웬만한 국회의원이나 장관보다 KT 회장이 낫다”는 말이 심심찮게 들리는 이유이기도 하죠.

그래서일까요? 회장 후보자에 대한 공모가 마무리되기도 전에 ‘누가 유력하다더라’라는 소문이 많습니다. 이석채·황창규 회장 선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범KT계에 쏠리는 눈

이번에 뽑는 KT 회장은 2002년 민영화 이후 5번째입니다. 이용경, 남중수, 이석채, 황창규 회장 중 앞의 두 명은 KT 출신이고 뒤의 두 명은 외부인이었죠.

그런데 올해 다시 KT 전·현직 임원들(범 KT계)이 후보군으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KT가 지난 6월부터 내부 CEO 육성 프로그램을 돌려온 이유도 있죠.

KT 현직으로는 구현모 커스터머&미디어 부문장, 오성목네트워크부문장,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 등 사장급들과 이문환 BC 카드 사장, 박윤영 KT 기업사업부문장, 유태열 사장 KT스포츠 사장(부사장급) 등이 꼽힙니다.

KT 출신으로는 임헌문 전 KTMass 총괄사장,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전 KT IT기획실장), 최두환 전 포스코ICT 사장(전 KT 종합기술원장)이 관심 받고 있습니다.

이밖에 진대제·유영환·노준형 같은 전 정보통신부 장관들도 세평에 오르지만, 예년만큼 주목받진 못합니다. 대한민국 134년 통신 역사를 이끈 KT라 해도 인공지능(AI)으로 급변하는 산업 환경을 고려했을 때, 앞으로의 3년을 책임질 KT CEO는 공무원보다는 도전 의식을 가진 기업가 출신이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장점 많은 전·현직 KT임원들

현재 주목받는 후보자들은 나름의 장점이 있습니다.

구현모 사장은 전략과 영업을 포함해 회사 전반에 대해 이해도가 높다는 평을 받고, 오성목 사장은 5G 상용화 관련해 많은 업적을 남겼고, 이동면 사장은 연구개발(R&D)분야 최고 전문가입니다. 이문환 부사장은 기획 및 전략 전문가로 통하고, 박윤영 부사장은 성장분야인 기업사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며, 유태열 부사장은 다양한 업무 경험이 강점입니다.

KT 전직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임헌문 전 사장은 무게감 있고 노조와 관계도 원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원래 KT’ 사이에서는 혁신가로 통하며, 최두환 전 포스코ICT 사장은 벤처와 IT서비스를 두루 경험한 폭넓은 경험이 돋보입니다.

인맥이나 과거 경력 확대해석 말아야

누가 KT 회장이 돼야 할까요.

일단 누구의 인맥이나 과거 경력을 참고할 순 있지만 확대 해석하진 않았으면 합니다. 누구는 노영민 비서실장 후배이고, 누구는 박원순 서울시장 고교 동기와 친해 돼야 한다거나, 정치권 입김으로 오해받으니 안 된다고 미리 선을 긋는 일은 위험합니다.

누구는 황 회장 취임준비전담팀에 참여했으니 그쪽 사람이며, 누구는 경쟁사(SK)에서 근무한 바 있고, 누구는 박근혜·이명박 정부 시절 KT에서 주요 보직을 맡았으니 부적합하다는 말 역시 KT가 처한 초경쟁(超競爭) 환경을 생각하면 한가하게 들립니다.

경영능력을 보고 최고의 CEO를 찾아내길

제가 생각하는 KT CEO의 조건이 뭐냐고요? 외부 공모를 할 때 KT 지배구조위는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경영능력’입니다. 경영능력에는 주인 없는 KT의 CEO 리스크를 견뎌낼 정무감각, 다른 말로 하면 대외 관계 역량도 포함되겠지만, 통신에 대한 이해와 신사업 발굴 역량이 기본이겠죠.

KT 회장에게 대외 관계가 중요한 이유는 6만 명이 넘는 임직원들의 자존심 회복 때문입니다. 통신과 신사업 발굴 역량이 중요한 이유는 공적인 속성을 갖는 대한민국 네트워크 인프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함께, 4차 산업혁명시대 우리나라가 미래 산업에서 성공하려면 KT가 앞장서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철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정치는 권투 경기가 아니라 장기자랑인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고 했습니다. 내일부터 본격화되는 KT의 회장 선임전역시 흑색선전으로 상대를 깎아내리기보다는 장기자랑으로 최고의 CEO 적임자를 찾는 즐거운 잔치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박결, 손 무슨 일?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 한라장사의 포효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