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디즈니 온다는데...규제 분쟁에 발목잡힌 韓OTT

OTT-문체부 음악 저작권료 징수규정 첫 법정 공방
문체부 "넷플릭스는 더 많이 낸다…징수 요율 타당"
OTT "제작 방식 및 서비스 형태 차이 무시한 처사"
2차 변론 10월로…디즈니플러스는 11월 한국 진출
  • 등록 2021-08-16 오전 9:09:39

    수정 2021-08-16 오전 9:09:39

사진=이미지투데이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플러스라는 글로벌 공룡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국내 시장을 넘보는 사이, 토종 OTT들은 정부와의 법정 공방에 힘을 소모하고 있다.

웨이브, 티빙, 왓챠 등 OTT 3사는 지난 13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안종화 부장판사)에서 문화체육관광부를 대상으로 한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 승인처분 취소소송 첫 변론을 진행했다. OTT와 문체부 쪽 법률대리인은 법무법인 율촌과 세종이 각각 맡았다.

OTT에 원고 자격도 없다는 문체부

이 소송은 문체부가 지난해 말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에서 제출한 음악 저작권료 징수규정 개정안을 승인한 것에서 시작됐다. 올 초부터 이 법규가 발효됐고, 적용 요율은 올해 매출의 1.5%부터 시작해 2026년까지 최대 1.9995%로 상향될 예정이다.

이날 재판부는 원고 적격 여부와 징수 규정의 구속력에 대해 중점적으로 따졌다.

문체부는 현행법상 신탁단체만이 징수규정 변경을 요구할 수 있게 돼 있기 때문에, OTT에 원고 자격이 없다고 소송의 성립 근거 자체를 전면 부정했다.

OTT 3사는 각 사업자가 직접적인 징수 대상이므로 원고 자격이 충분히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규정 효력을 받는 OTT 3사에 원고 적격이 있는 것 같다고 판단하면서, 문체부 측에 해당 주장을 유지할 것인지 살펴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징수 규정의 구속력에 대해서는 “(OTT 사업자들이 규정의 저작권료를) 납부하지 않을 시 저작권법 위반이라고 하는 건 권리자와 이용자 모두에게 강제성이 매우 강한 것으로 구속력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넷플릭스 비교 책정 두고 입장차 팽팽

변론에서는 문체부가 음악 저작권료를 책정하는 데 비교 대상을 넷플릭스 등 거대 해외사업자에 둔 것을 두고 특히 치열한 설전이 오갔다.

OTT는 징수규정의 저작권료를 기존 방송물 재전송서비스(VOD) 요율인 0.75%와 비슷하게 책정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문체부는 넷플릭스의 사례를 비교해 적정한 요율이라고 보고 있다.

넷플릭스는 음저협에 매출의 2.5%를 저작권료로 내고 있다. 넷플릭스는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직접적인 투자 및 제작을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 위주의 VOD 서비스를 주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저작권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훨씬 적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이는 11월 한국 상륙을 공식 발표한 디즈니플러스도 마찬가지다.

OTT 측은 “방통위나 과기정통부는 우리나라 케이블 방송부터의 역사 관점에서 살피고 있다”면서 “지상파 방송사의 다시보기 서비스가 푹(POOQ)을 거쳐 웨이브가 됐고, 티빙의 탄생도 마찬가지다. 국내 OTT는 실시간 방송과 VOD를 복합적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콘텐츠 종류와 서비스 형태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체부는 (방송 역사 맥락이나 서비스 형태의 고려없이) 해외 거대 자본을 가진 넷플릭스와 비교해 기준을 만들었다”며 “음악 저작권료는 넷플릭스가 아닌 국내 OTT 업체들의 상황에 맞춰 책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체부 측은 “OTT는 재전송서비스와는 개념 자체가 다르고 그 이용 빈도도 다르다”며 “국내에서 비슷한 서비스를 하는 넷플릭스와 비교해 책정하는 게 타당하다. 넷플릭스는 이미 훨씬 상향된 요율을 내고 있고, 국내 OTT는 시작하는 단계라는 것을 고려해 요율을 (낮게) 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디즈니+까지 오는데 정부와 공방전 지속

재판부는 징수 요율이 과도한 것인지, 문체부가 개정안을 승인하는 과정에 문제 삼을 점은 없는지 등에 대해서는 다음 변론에서 다루기로 했다. 2차 변론 기일은 10월29일로 예정됐다.

소송과 별개로 문체부와 국내 OTT는 ‘상생협의체’를 통해서도 대화를 이어간다. 2차 실무자 회의까지도 아무런 타협점을 도출하지 못한 가운데, 이달 31일 마지막 회의로 예정된 3차 실무자 회의를 연다.

토종 OTT가 정부와 법정 공방으로 평행선을 달리는 사이 외산 OTT의 공세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전년 대비 123% 증가한 4154억원의 매출을 한국에서 올렸고, 올해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위해 5500억원을 투자하는 등 국내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 열을 올린다.

또 다른 글로벌 공룡 OTT 디즈니플러스도 11월 한국 출시를 공식화했다. 지난 분기 기준 디즈니플러스의 유료회원 수는 전년 대비 2배 증가한 1억1600만명이다. 국내에서는 KT와 LG유플러스 IPTV에서 서비스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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