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에볼라 숙주 의심 과일박쥐 200마리 국내 들어와

7월말 이집트서 수입돼 별도 검사 없이 국내 유통
에볼라 창궐 후에도 숙주 의심 동물 수입 허용
사람에 질병 옮기는 야생동물 수입 관리 구명
  • 등록 2014-09-05 오전 6:30:00

    수정 2014-09-05 오후 6:28:12

[이데일리 고재우 채상우 기자]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은 좀처럼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하던 시기에 에볼라 바이러스 숙주로 의심받고 있는 과일박쥐 200마리가 아프리카에서 국내로 수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에볼라 바이러스 발생국 국민의 방한은 제한하면서도 동물 수입은 방치한 탓이다.

과일박쥐 (사진=뉴시스)
4일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 7월 28일 북아프리카 이집트에서 200마리의 과일박쥐가 들어와 국내에 유통된 것으로 드러났다. 200마리는 별도의 검사 조치 없이 검역을 통과했다. 전문가들은 과일박쥐를 에볼라 바이러스의 가장 유력한 숙주로 의심하고 있다. 과일박쥐는 국내에서 동물원에서만 사육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애완동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는 “이미 해당 국가에서 검역조건을 통과해서 국내로 들여온 것이기 때문에 따로 검사를 하지 않는다”며 “수입 요건에 바이러스 검사 항목이 없어 별도로 바이러스 검사는 실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는 “수입업체에 수입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해도 과일박쥐가 꼭 필요하다고 하면 막을 방법이 사실상 없다”며 “환경부가 이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검역당국은 지난 8월 8일에야 에볼라출혈열 발생 국가에 한해 과일박쥐 등에 대한 수입을 제한했다.

환경부의 ‘뒷북’은 더 심하다. 환경부는 8월 19일에서야 고릴라·침팬지·과일박쥐·포큐파인류에 대해 수입 자제를 요청하는 조치를 취했다.

특히 현행 제도 아래서는 사람에게 질병을 옮기는 야생동물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를 내리는 절차가 복잡해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점에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림부측은 7월말 수입된 과일박쥐는 에볼라 출혈열이 발생하지 않은 국가인 이집트에서 수입됐고, 박쥐를 수입한 자와 분양받은 곳에 대해 사람과의 접촉 차단 조치를 지시하고 관할지자체에 관리토록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동물원 또한 둔감하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에버랜드와 서울대공원, 어린이대공원에서는 에볼라 바이러스 숙주나 전이체로 의심받고 있는 동물이 100여 마리 넘게 사육되고 있지만 별도의 방역 대책은 전무한 형편이다. 환경부가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침팬지·과일박쥐·고릴라·포큐파인류 중 서울대공원은 67마리, 에버랜드는 50마리, 어린이 대공원은 4마리를 사육 중이다. 이들 동물원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취득한 불확실한 정보를 근거로 제한적인 방역 조치를 취하거나 아예 손을 놓고 있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인터넷 검색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물질이 에볼라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다고 나온다”며 “전염병이나 질병에 대해 일일이 맞춰 방역을 할 수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현재 사육중인 과일박쥐는 에볼라 바이러스를 전염시키는 것으로 의심되는 종류와 다른 박쥐”라며 “수입한지도 9년 가까이 돼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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