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효과‥세계 경제, 10년만에 동시 성장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집계한 45개국의 연간 성장률. 올해는 모든 나라가 성장세를 뜻하는 녹색을 나타내고 있다. /WSJ

[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세계 주요국의 경제가 동시다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냈다.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나타난 현상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추적하는 주요 45개국의 경제는 올해 모두 성장세를 나타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국가중 33개국은 지난해부터 성장세를 보였고, 올해 가속도가 더 붙었다.

금융위기 직전이던 2008년 이후 45개국이 모두 경제 성장세를 나타낸 것은 처음이다. 미국 경제뿐 아니라 오랫동안 정체 상태를 보이던 유로존이 살아나고 있고, 위기 상황이던 그리스도 올해 1%의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 세계 경제가 동시에 성장세를 나타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1980년 후반과 1973년 석유파동 이전에 일어난 게 거의 전부다.

성장세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IMF(국제통화기금)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지난해 3.2%에서 3.5%로 높아지고, 내년에는 3.6%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 세계 경제가 성장세를 달리는 건 저금리 환경 때문이라고 WSJ은 전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이후 각국은 적극적으로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펴면서 세계 경제가 살아났다는 것이다.

이는 각국 중앙은행의 경기부양 조치를 급격하게 조정할 경우 성장세가 다시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기 하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내달부터 대차대조표에 쌓여 있는 4조500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각할 예정이고, 유럽중앙은행(ECB)도 올해 하반기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줄이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WSJ은 “일반적으로 세계 경제가 한꺼번에 성장하는 기간이 몇 년 간 이어졌지만, 거품이 형성되면서 끝난 경우도 있다”면서 각국 중앙은행의 행보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