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그의 동선을 두고, 동해안 일대에 체류하면서 합동 군사훈련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과 함께 평양 일대에 번진 코로나19를 피해 동해안으로 피신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 관영매체가 최근 보도한 내용을 종합해보면 김정은 위원장은 13일째 평양을 비우고 있다. 정확한 날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김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평양에서 열린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한 뒤 27일 강원도 원산으로 이동해 28일 합동타격훈련을 주재했을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원산에서의 합동타격훈련을 시작으로 지난 2일 초대형방사포 사격에 이어 9일 함경남도 선덕 훈련까지 군사 훈련을 직접 지휘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열흘 넘게 수도인 평양을 떠나 현지지도를 하고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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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평양은 최고 지도자가 자리를 비운 채 코로나 방역 전쟁을 치르고 있다.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휴교령이 내려졌고 주민들에게는 단체 모임 금지령이 떨어졌다. 한 달가량 격리됐던 평양 주재 외교관 60~80여명은 공관을 폐쇄하고 러시아행을 택하기도 했다. 여기에 중국과의 국경 차단으로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으며 수입에 의존하던 식용유, 설탕, 밀가루 등의 시장가격도 오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김 위원장이 평양 일대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 등의 엄중한 상황을 피해 동해안 행을 결정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정보당국 역시 코로나 전파 가능성 때문에 김 위원장이 평양으로 복귀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정보 당국이 김 위원장이 코로나19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평양 이외의 곳에서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안다. 코로나 확산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 아사히신문도 11일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오랜 기간 평양을 비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복수의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매체는 코로나 감염자가 없다고 하고 있지만, 김정은의 행보를 보면 감염 위험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인구 밀도가 높고 외국인이 많은 평양을 피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한 탈북인사와의 인터뷰에선 “(북한 내) 바이러스 감염자가 ‘제로’(0)일 순 없다. 이 정도로 경계하는 건 감염자가 많이 발생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북한 당국은 여전히 자국 내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일 조선중앙TV를 통해 코로나19가 내부에서 발병하지 않았다고 처음 밝힌 후 지금까지 동일한 입장을 고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