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주택시장]건설투자로 그나마 버텼는데…부동산 한파에 내수까지 경고등

경제성장 기여율 66.7%인 건설투자
부동산시장 잇단 악재에 급감 전망
저성장 우려…성장률 2%대 전망도
“사회간접자본 투자, 연착륙 유도를”
  • 등록 2016-12-01 오전 5:00:00

    수정 2016-12-24 오전 6:19:24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3년째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온 부동산시장이 흔들리면서 내수 경기에 빨간불이 켜졌다. 주택시장 침체 우려로 당장 건설 투자 위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 국내 건설 수주액을 올해보다 13.6% 감소한 127조원으로 전망, 본격적인 하락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 투자 감소로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이 2%대에 머물 것이란 전망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위기감이 커지면서 부동산시장 냉각에 따른 건설 경기 경착륙이 결국 국내 경제의 저성장 구조 고착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내년 건설투자 감소가 불가피한 가운데 경제성장률은 2년 연속 2%대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매 제한 강화 등 잇단 부동산 규제로 주택 거래가 줄고 집값도 떨어지기 시작한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금리 인상·공급 과잉·규제 강화…부동산시장 ‘3중고’

내년 건설 투자 위축을 예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부동산시장 침체 우려 때문이다. 현재 부동산시장에는 금리 인상 가능성, 가계부채 증가 억제를 위한 금융 규제 강화, 2017~2018년 입주 물량 과다 등 악재가 쌓여 있다.

우선 연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거의 확정적이다. 대통령 당선인인 도널드 트럼프의 경제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장금리 변동성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국내 금리 상승으로 연결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여기에 주택담보대출로 전환하는 분양아파트 잔금대출에 대해서도 원리금 균할 상환 등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면서 위기감이 커졌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출 규제와 금리 상승, 가계부채 대책 등을 포괄하는 ‘주택 금융 정책’으로 내년 주택시장 흐름이 달라질 것”이라며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리 인상폭과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입주아파트 물량 증가도 내년 부동산시장 침체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내년에 준공(입주 예정)될 주택은 60만 6000가구에 달한다. 2018년에도 비슷한 규모의 주택 준공이 이뤄질 전망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금리 상승기에 은행권이 대출 때 소득심사를 강화할 경우 잔금 조달이 여의치 않아 입주를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 자칫 ‘입주 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이러한 부동산시장 침체 우려는 신규 분양 물량 감소로 연결돼 건설 투자 위축을 불러온다. 주택산업연구원이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내년 분양 물량은 약 38만 6000가구로 올해(49만 7000가구)에 비해 25% 가까이 감소할 전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수요가 위축되면 건설사들의 아파트 공급량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아파트뿐 아니라 단독주택과 오피스 건물 등 전반적인 공사 물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쪼그라드는 건설 투자…“연착륙이 답이다”

민간 주택시장 침체에 따른 건설 투자 감소는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 10월 발간한 연구보고서에서 건설 투자의 경제 성장 기여도를 제외할 경우 국내 경제성장률은 1.6%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올해 3분기 기준 건설 투자의 국내 성장 기여율은 66.7%에 달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건산연은 보고서에서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에는 국내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정책적으로 공공 건설 투자를 유도해 거시경제 침체를 완충한 반면 최근에는 민간 주택 투자 호조세가 거시경제 침체를 완충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올해 3분기 기준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 줄었지만 건설투자는 11.9% 늘었다.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은 얼마 전 “건설 투자 감소 영향으로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이 2.5%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놨다. 건설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건설경기가 급랭하면 전체 경기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상호 건산연 원장은 “양적 완화와 같은 통화 정책이 부동산시장 버블을 만들었다”며 “이제는 기존 통화 정책에서 사회간접자본 투자 확대 등 재정 정책으로 경기 부양책의 무게 중심을 옮겨 건설경기가 경착륙하지 않고 연착륙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건설 투자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송인호 KDI 공공투자정책실장은 “우리 경제가 건설 투자에 너무 의존하고 있어 부동산경기에 더 민감한 것”이라며 “기술 혁신과 제도 개혁 등을 통해 경제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신산업 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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