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가치 수조원대라는데…빅히트엔터 장부에는 ‘63억’

계약금만 무형자산으로 인식…내부 창출 인정 안해
주가 등 시장가치와 괴리 커…회계기준 개선 필요성도
  • 등록 2019-04-17 오전 5:25:00

    수정 2019-04-17 오전 5:25:00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새 앨범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로 돌아온 BTS(방탄소년단)가 케이팝(K-POP)의 역사를 써나가는 중이다.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 팬덤을 형성한 BTS의 가치가 수조원대에 달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작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가 인식하는 BTS 가치는 수십억원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에서 창출한 무형자산은 제한적으로 반영하는 국제회계기준(IFRS) 원칙 때문이다.

영업이익 600억 기여해도 자산 영향 미미

BTS의 시장 가치는 막대한 규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12월 BTS의 연평균 생산 유발 효과가 약 4조1400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 1조420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분석했다. 올해 새 앨범 발매 후 인기가 더 높아진 점을 감안할 때 유발 효과는 이보다 확대될 것으로 추산된다.

빅히트 기업 자체로도 실적은 급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액 2142억원, 영업이익 641억원을 기록했다. 연도별 매출액·영업이익은 2016년 352억·104억원, 2017년 924억·325억원에서 두배 이상씩 성장세다.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3대 연예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 477억원), JYP엔터테인먼트(JYP Ent.(035900), 287억원), YG엔터테인먼트(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 95억원)을 넘어선 수준이다. 하나금융투자는 빅히트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을 900억원, 순이익 700억원으로 추정하고 기업가치는 최대 2조8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BTS 후속 그룹인 TXT 기여를 제외한 수치다.

빅히트는 재무제표에 BTS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회계기준에 따르면 통상 가수 등 아티스트들의 가치는 무형자산으로 인식한다. 빅히트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지난해말 기준 무형자산은 약 63억2000만원이다. 사실상 빅히트의 유일한 매출처인 BTS의 자산으로서 가치가 수십억원대라는 말이다. 그나마 전년(약 2억4000만원)과 대비해 30배 크게 증가한 수준이다. 분야별로는 특허권과 소프트웨어가 각각 1억2000만원, 1억3700만원이고 기타 무형자산이 60억6300만원 정도다. 아티스트와 계약금은 기타 무형자산인데 지난해 70억원을 새로 취득했다. 최근 BTS와 빅히트가 재계약한 것을 감안하면 이는 계약금으로 추정할 수 있다.

바이오 신약이나 지적재산권도 마찬가지

시장에서 평가하는 BTS의 가치가 실제 재무제표와 큰 차이를 나타내는 이유는 무형자산에 대한 IFRS의 인식 방법 때문이다. 무형자산이란 부동산이나 화폐처럼 손에 잡히지는 않되 미래 경제 효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것들을 말한다. 바이오기업의 연구개발비와도 비슷한 성격이다. 바이오기업이 신약 개발에 쏟는 돈을 무형자산으로 인식한다면 연예기획사에게 무형자산은 아티스트와의 계약금이다.

BTS의 현재 가치가 아무리 높다고 해도 계약금 말고는 무형자산으로 잡히지 않는다. 현행 회계기준에서 내부에서 창출한 무형자산은 재무제표에 인식할 수 없어서다. 오랜기간 글로벌 팬덤과 사업 노하우를 축적한 3대 연예기획사의 지난해말 무형자산을 합쳐도 5000억원이 조금 넘는다(JYP 2910억원, SM 1860억원, YG 607억원). 제약사가 블록버스터급 신약을 개발했다고 하더라도 해당 약품의 판권에 대한 무형자산은 인식할 수 없다. 인기 영화·게임을 만든 회사의 지적재산권(IP) 또한 마찬가지다.

같은 무형자산이라도 외부에서 사왔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한 대형회계법인 회계사는 “회사가 키운 가수의 인기가 높고 경제 유발효과가 크다고 해도 현재 회계기준에서 허용하는 무형자산은 계약금”이라며 “만약 다른 회사의 연예인과 대규모 계약을 맺고 영입했다면 해당 금액은 자산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대형 연예기획사가 BTS의 가치를 높게 평가해 1000억원을 주고 새로운 계약을 체결했다면 해당 회사는 당장 이를 자산화 할 수 있다. 결국 거래를 통해 장부에 적힌 금액을 인식하는 현재 회계기준에서 내부에서 만든 무형의 가치를 온전히 담아낼 수 없다는 말이다.

회계분야에서도 기업 실질 가치로 부각되는 무형자산에 대한 회계처리에 관심을 두는 분위기다. 해외 구글이나 아마존, 국내 쿠팡처럼 무형자산을 기반으로 한 대기업들이 급성장하는 환경에서 유형자산 기반의 회계 처리는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회계기준원 관계자는 “내부에서 창출한 무형자산을 제대로 인식하지 않아 기업 시장가치와 재무제표 순자산 차이가 큰 상황”이라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무형자산에 대한 회계기준 개선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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