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거의 100곳에 육박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장장 4개월 간에 걸쳐 경쟁을 벌였던 네이버 제2 데이터센터(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유치전이 세종시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확충 수요와 관련 산업을 육성해 지역경제를 살리고 고용을 창출하려는 지자체 정책기조가 맞아 떨어지고 있는 만큼 이런 경쟁구도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에 따르면 각종 데이터 보관을 전담하는 국내 클라우드업체 수는 지난 2016년 535곳에서 작년 말 804곳으로 크게 늘어났다. 또 세계 1~2위를 다투는 데이터센터 임대업체들이 한국시장 진입을 완료했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투자사들과 대기업 역시 데이터센터에 관심을 보이면서 올들어 현재까지 국내에 건립이 확정된 데이터센터만 20곳에 달한다.
네이버와 함께 국내 IT산업을 대표하는 카카오 역시 경기 북부지역에 있는 한 지자체를 대상으로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현지 실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이번 네이버 제2 데이터센터 유치에는 실패했지만 유치전에 뛰어든 대다수 지자체들도 지역경제를 IT 기반으로 바꿔 이미지를 쇄신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는 통일동산 일대에 조성되는 CJE&M의 콘텐츠월드와 3D·4D 영상 및 가상현실(VR) 분야 협력을 지원하고 시가 추진 중인 대학병원 유치 전략에 발맞춰 인공지능(AI) 진단시스템 개발을 돕겠다는 계획안을 네이버에 전달한 바 있다. 또 5세대(5G) 통신 인프라와 AI, 로봇, VR 등 첨단기술을 도입해 구축하는 테마파크에 네이버의 기술적 참여를 보장하겠다는 안을 내놓기도 했다.
송명호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 산업진흥팀장은 “국내 굴지의 ICT 기업을 유치하는 것만으로도 IT 도시라는 이미지를 세우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전·후방산업까지 부수적으로 키울 수 있어 지자체의 데이터센터 모시기 경쟁이 치열한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국내 정서가 데이터센터 건립에 호의적인 만큼 세계적 규모의 데이터센터 기업들의 국내 진입도 점차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