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도 아랑곳 않는 개미…빚늘려 주식 샀다

개인, 지난달 20일 이후 6조 순매수…외국인·기관은 '팔자'
낙폭과대株 및 호텔신라 등 중국소비株 적극매수
빚투자는 높은 수준…"변동성 더 커지면 위험"
  • 등록 2020-02-26 오전 12:20:00

    수정 2020-02-26 오전 7:14:36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전세계 증시가 출렁이고 있지만 개인만큼은 아랑곳 않고 국내 주식을 사 모으고 있다. 심지어 상승장에 베팅한 개인들의 빚투자까지 늘어나는 형국이다.

증권가에선 개인들이 사스(SARS)·메르스(MERS) 당시에도 주식시장이 잠시 충격을 받긴 했지만 재차 상승했던 경험치가 있는 만큼 저점으로 보고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용거래잔고는 높은 수준인 만큼 경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코로나19에도 개인은 매수…낙폭과대 중국소비株에 집중

2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한국 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달 20일 이후 이날까지 개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총 6조 1825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개인은 같은 기간 1조 5248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해당 기간 주식을 사모은 주체는 개인 뿐이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약 2조 8971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고, 기관도 3조 9766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심지어 외국인은 지난 24일 원·달러 환율이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1220원대를 기록하면서 이날 하루에만 7875억원 어치 주식을 코스피 시장에서 팔아치우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진자수가 날로 급증하자 외국인과 기관을 중심으로 주식을 무섭게 팔아치웠음에도 불구하고 개인만이 주식을 사 모은 셈이다.

해당 기간 개인들은 주로 낙폭과대 대형주를 매수했다. 삼성전자(005930)삼성전자우(005935)를 각각 2조 30억원, 6805억원 어치 사모으며 코스피 시장에서 매수 1~2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중국 의존도가 큰 대형주도 대거 매수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 매수 3위 종목은 아모레퍼시픽(090430)으로 총 2322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고, 이어 호텔신라(008770)를 2112억원 사들였다. 모두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1월 중순부터 주가가 크게 떨어진 종목들이다. 이밖에도 코스피 시장 개인 순매수 10위에 대한항공(003490)(1046억원), 18위 신세계(004170)(771억원) 등이 이름이 오르는 등 대체로 여행 및 중국 소비주의 상승 기대에 베팅한 개인이 많았다.

이밖에 코스닥 시장에서는 코로나19 관련주로 불리는 씨젠(096530)(812억원)과 한국알콜(017890)(361억원)이 각각 개인 순매수 2위, 6위 종목으로 올랐다. 씨젠은 코로나19 진단시약을 공급하는 업체이고, 한국알콜은 손세정제 원재료인 주정(에틸알코올)을 생산·판매하는 업체다.

상승에 베팅한 빚투자 10조원대…“위험 수준” 경고

특기할 점은 해당 기간 동안 개인들의 ‘빚 투자’가 늘었다는 점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0조 5436억원이다. 1월 초에만 해도 9조 2000억원대 수준이었던 게 한달 만에 1조원이 불어나 10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1월 중순 이후 늘어난 개인들의 주식 매수금액 중 상당부분이 빚일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증권가에선 현재의 신용융자잔고는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앞으로 시장이 계속 반등할 경우 문제가 없겠지만 코로나19로 변동성이 큰 국면인 만큼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미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20일 이후 6.5% 하락했고, 코스닥 지수도 4.6% 떨어진 상황이라 추가로 더 내릴 경우 미·중 무역분쟁이 고조됐던 지난 2018년 10월처럼 ‘반대매매→지수하락’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스나 메르스 때처럼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지수가 하락하긴 해도 곧 반등할 것이라고 생각한 개인들이 신용까지 끌어 써 가며 저점매수에 나서는 것 같다”면서도 “현재 코스닥 시장 신용융자잔고는 시가총액 대비 2.45% 규모로 60일 평균 수준보다 훨씬 높아 시장이 변동성이 커질 경우 위험한 수준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여전히 증권가에선 증시가 장기적으로는 반등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크게 유행하고 난 뒤 15일 즈음 지나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둔화됨과 동시에 지수가 반등했다는 중국 시장의 패턴을 고려할 때 한국도 곧 유의미한 지수반등을 기대해 볼 만 하다”며 “외국인은 현재 3거래일 연속 선물 매수 포지션을 키우고 있는데 현물 매도에도 선물 매수 포지션을 키우고 있다는 점은 향후 2주 내외 지수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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