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 수요의 절반 가량이 산업용이기 때문에 위험과 안전자산의 매력을 동시에 갖추고 있단 평가다. 다만 전문가들은 은 값이 지금보다는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며 온스당 25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 따르면 9월 만기 은 선물 가격은 23일(현지시간) 온스당 22.9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13년 9월 19일(23.29달러) 이후 6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초 이후 은은 28.73% 올라 2010년(79.47%) 이후 10년래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은은 연 저점(3월 18일, 11.73달러) 대비 95.6% 폭등, 금 상승폭(30.1%)의 세 배 이상을 기록했다.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는 데다 저금리에 채권 투자 매력이 감소하면서 금 외에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거시경제 환경도 은 값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은 생산 2위국, 코로나로 광산 가동 중단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도 은 가격은 상승 지지를 받고 있다. 각국 정부가 ‘그린에너지’ 정책을 강화하는 부분이 은 수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은은 전기자동차 핵심 구성 부품에 사용되고 태양 전지판 등에도 사용된다. BMO 캐피털 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정부는 올해 500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환경 친화적 정책에 투입할 예정이다. 미국 유력 대선 후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청정에너지에 2조달러를 투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컨설팅 회사 메탈 포커스(Metals Focus)는 “태양광 패널, 전자제품 등에 사용되는 은은 경기회복에 따라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나 은 생산량은 코로나19로 인해 7% 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은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한 만큼 현 시점에서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단 지적도 나온다. 태양광 에너지 등에 대한 수요가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질 수록 이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제조 기술 개선으로 태양광 산업에 은 수요가 예년보다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윤상 연구원은 “향후 은 가격은 금과 함께 강보합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추가 급등보단 중기적으로 완만한 강세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씨티에선 내년 중반께 은 가격이 온스당 25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귀금속 정보제공업체 ‘메탈데일리’의 로스 노만 최고경영자(CEO)는 은이 25달러가 되는 시점을 올 하반기로 예측했다. 종전 23달러에서 소폭 상향 조정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