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칼럼]청년실업자 공자가 말하다

노학영 코스닥협회장
  • 등록 2012-12-17 오전 7:51:05

    수정 2012-12-17 오전 7:51:05

세 살이 되던 해에 아버지를 여의고 24세 때 어머니마저 돌아가시고 난 후, 어린 시절부터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했던 소년이 있었다. 그는 19세가 되던 해에 조그마한 창고를 관리하는 인턴직원으로 고용되었고, 21세 때에는 가축을 관리하는 말단직원이 되었다. 그 이후에도 높은 직책을 얻고자 끊임없이 시도하였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50세가 넘어서야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는 직장을 얻을 수 있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2012년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취업준비생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고민하고 있는 청년실업자도 아니다. 이 고단한 삶의 주인공은 놀랍게도 중국대륙을 넘어 동아시아 문화권의 기틀을 마련하고 250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공자의 젊은 시절 이야기이고, 그는 청년실업자이자 계약직 노동자였던 것이다.

공자와 마찬가지로 2012년의 청년들 역시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통계청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청년층 실업자는 전년에 비해 약 10만 여명이 감소하여, 청년실업률이 6.9%P로 0.2%P 증가하였다. 또한, 20대 고용률은 57%로 조사되었는데 이는 10명중 4명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거나 구직을 포기했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역설적인 것은, 심각해지고 있는 청년실업문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중소·중견기업들은 인재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하여 코스닥협회에서는 지난 3년동안 코스닥상장법인 취업박람회를 개최하여 인재가 필요한 코스닥 기업들과 구직자들의 만남의 장을 마련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청년실업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 기업, 취업준비생의 지속적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정부는 기업들에게의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특히 코스닥협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기업들의 경우 약 23만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고, 이렇듯 일자리 창출과 관련하여 우리 경제에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제도에 따르면 중소기업이 직원을 채용함에 있어 300인을 넘어갈 경우 중소기업으로 분류되지 못해 정부 입찰제한 등 각종 불이익을 받고 있다. 고용을 창출하기 때문에 불이익을 받는 제도적 모순이 존재하고 있다. 정부는 고용창출기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제도 개선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기업들 역시 취업준비생의 스펙보다 그들의 열정, 잠재력 등 미래가치를 보고 인재를 키울 수 있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일부 대기업의 인재채용에 있어 학교 서열화가 존재하는 등 취업준비생들에게 폭넓은 채용기회 제공에 인색한 것이 사실이다. 이제 기업들도 특정 스팩을 가진 인재보다는 잠재력이 있는 인재를 발굴, 육성하고 그 가치를 빛나게 해주려는 채용방식과 시스템의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취업준비생들의 인식전환이다.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것은 A+의 학점이나 자격증이 아닌 ‘자신만의 꿈’이다. 주위 친구를 따라서 혹은 특정기업의 인재상에 자신을 끼워 맞추려는 노력보다는 남과 다른 자신만의 무형자산을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人不知而不溫 不亦君子乎.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노여워하지 않음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

공자의 저서 논어의 첫 부분 ‘학이편’에 나오는 문장이다. 주위의 시선, 연봉 등의 조건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꿈을 찾아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군자의 삶. 이것이 2500년 전의 취업준비생 선배 공자가 현대의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일 것이다. 여기에 앞서 언급하였던 정부와 기업의 노력이 이루어진다면 대한민국의 고용시장, 아니 대한민국의 경제가 한 걸음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노학영 코스닥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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