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두얼굴]"알바생 아닌 알바노동자…그들에겐 최저임금이 최고임금"

이가현 알바노조 위원장 인터뷰
"알바, 학생 아닌 생업인 청년 노동자 많아"
"신고해도 100명 중 1명만 처벌하는 풍토 개선해야"
"최저임금 을들간의 전쟁, 본사·건물주 양보해야"
  • 등록 2018-02-02 오전 5:00:00

    수정 2018-02-02 오전 8:31:43

지난해 6월 16일 오후 서울 중구 시그니처타워 앞에서 알바노조 관계자들이 맥도날드와의 단체교섭 상견례에 앞서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가운데가 이가현(24) 알바노조 위원장이다.(사진=연합뉴스)
지난해 6월 16일 오후 서울 중구 시그니처타워 앞에서 알바노조 관계자들이 맥도날드와의 단체교섭 상견례에 앞서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가운데가 이가현(24) 알바노조 위원장이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알바 노동자들에게 필요한 건 ‘잠재력’(잠+재력)이죠”

지난달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알바노조’ 사무실에서 만난 이가현(24) 위원장은 “알바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은 사실상 최고 임금이나 다름 없다”고 했다. 그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이들에게는 충분히 쉴 수 있는 여유와 높은 임금이 필요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잠’과 ‘재력’이 절실하다”라고 강조했다.

2013년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을 대변하고 권익을 향상시키기 위해 설립된 알바노조는 현재 조합원 750여명, 후원자들까지 합치면 1300여명의 회원들이 전국에 걸쳐있다.

최근 5년 간(2013~2017년)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인 7.4%였던 데 비해 올해는 7530원으로 전년도 6470원과 비교해 2배가 넘는 인상률(16.4%)을 기록했다.

이 위원장은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월급이 많아지면 그만큼 소비할 수 있는 여력도 늘어날 것이라는 인간적인 기대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연초부터 각종 사업장에서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휴식시간을 늘리거나 상여금을 분할하는 등 이른바 ‘꼼수’를 동원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위원장은 “사업주와 알바 노동자들이 계약을 해도 사각지대에서는 사용자가 자신의 입맛대로 계약 내용을 불리하게 바꿀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알바 노동자’라는 말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보통 알바생이라고 흔히들 사용하는데, 이 말은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으로 여겨졌을 때 사용하는 말이다”며 “학생의 ‘생’은 학업을 완성하는 사람들이라는 의미에 가깝다”고 했다.

이어 “요즘은 학생만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 아니고 집안의 가장이나 구직 중인 청년들도 뛰어들기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하는 모든 이를 포괄하지 못하는 알바생이 아닌 알바 노동자라고 하는 게 옳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문재인정부가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한 공약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위원장은 “평년 평균 인상 수치로 봤을 때 2020년에는 1만원이 될 것”이라며 “알바노조 역시 2013년 설립 때부터 최저임금 1만원을 꾸준히 얘기해왔고 이 추세로는 실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불법행위에 대한 신고에 비해 정작 처벌되는 경우가 극히 적은 것이 문제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노동청에 민원을 제기하는 것 자체도 힘들고 일단 알바 노동자들이 사장과 안면이 있으니 신고할 경우 주변 알려져서 다른 일자리를 못 구할 것이란 걱정이 있다”며 “정확한 건 아니지만 1년에 1600명 정도 신고하는데 이중 16건만 처벌을 받고 그나마도 사장이 돈을 주면 취하하는 정도”라고 토로했다. 이어 “문제제기를 하고 나서야 시정하는 풍조가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위원장은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문제인 대기업의 밀어내기와 본사 사납금 문제 등을 다 같이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알바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영세 업주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회의적일 수밖에 없는데, 이는 영세 자영업을 힘들게 하는 본사와 건물주 탓이라는 게 이 위원장의 설명이다.

이 위원장은 “약자인 알바와 업주 모두 을임에도 서로 싸우는 형국”이라며 “알바 노동자들도 영세 업자들의 입장을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을과 을이 연대해 이 난국을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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