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가 밝힌 '트럼프의 北美회담 취소' 배경은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 가능성을 작다고 판단했다.”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총괄했던 마이크 폼페이오(사진) 미국 국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발표 직후 미 상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북·미 정상회담 회담 취소 배경을 설명했다고 AFP통신 등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폼페이오가 밝힌 첫 번째 이유는 최근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잇따른 담화였다. 그는 “최근 북한 측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발언 내용을 언급하며 거친 반응을 보인 데 대해서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소식통은 “김 제1부상이 볼턴을 비판했을 때도 트럼프 대통령이 대노했는데, 최 부상이 펜스 부통령을 ‘아둔한 얼뜨기’ 등의 원색적 표현으로 비난하자, 더는 참지 못했던 걸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른 북한의 ‘비협조적 태도’도 북·미 정상회담 취소의 이유라고 폼페이오는 설명했다. 그는 “최근 며칠간 싱가포르로의 수송 및 이동 계획 등에 관해 논의하자는 미국 관리들의 거듭된 요청에 북한이 응답하지 않았다”고 했다.

양측 간 공전이 거듭되면서 결국 북·미 정상회담의 모멘텀을 살려나갈지, 말지를 놓고 백악관 내부에선 장시간의 마라톤 회의가 열렸다. 시기는 23일 오후부터 24일 오전까지다. 최 부상의 펜스 부통령 비판 담화 직후 회의가 시작돼 트럼프 대통령의 취소 발표 직전에 마무리된 것이다. 폼페이오는 “북한과 이 문제를 어떻게 계속 진행해야 할지를 놓고 정부 내에서 많은 논의가 있었다”고 했다.

회의는 최종적으로 “북·미 정상회담 취소”로 최종 결론 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이를 승인, 결정했다고 한다.

폼페이오는 백악관의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결정 서한 공개 전에 한국 측에 관련 사실을 미리 통보했는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가 누구(어떤 국가에)에게 통보했는지 말하고 싶지 않다”며 ”적절한 시점에 백악관이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과 한국은 보조를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폼페이오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한 나라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엄청난 능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북·미가 다시 대화테이블로 돌아갈 수도 있지만, 이는 전적으로 김 위원장의 결정에 달렸다고 폼페이오는 강조했다. 아직 북·미 대화의 끈을 놓지는 않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