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 ESG 속도 내는데 G에 발묶인 한국

[선진 자본시장을 위한 해법은]…미국편①
나이키, 주주 목소리 반영해 ESG 경영 강화
국민연금, ESG 투자 목표 세웠지만 기업들 외면
쪼개기 상장, 소극적 환원도 디스카운트 요인
  • 등록 2022-10-11 오전 6:00:05

    수정 2022-10-11 오전 6:00:05

[뉴욕=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미국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는 지난 2020년 3월 중국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 생산되는 면화를 공급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파장은 상당했다. 중국인들은 나이키 불매운동에 나섰고, 나이키 광고모델인 중국인 왕이보는 나이키와의 모든 협력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나이키가 당장의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이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한 자산운용사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요구가 있었다. 나이키에 투자하고 있는 얼라이언스번스틴(AB)은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 행해지는 강제 노동에 나이키가 관련이 있는지를 질의했다. 사실상 해당 지역의 면화 사용을 중단하라는 요구였다. 이에 나이키는 중국의 반발을 예상하면서도,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 생산된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AB자산운용의 다이애나 리 책임투자부문 ESG 애널리스트는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운용사로부터 설명을 요구받는 기업들은 대부분 응하는 경향이 있다”며 “주주의 관심사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사실을 기업들 스스로도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ESG 경영에 관련한 요구라면 더욱 그렇다. 이미 선진 자본시장에서는 ESG를 기업의 경영지표는 물론 투자 대상 기업을 선정하는 주요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ESG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이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하게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인식에서다.

한국은 현실은 전혀 다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월 ESG 투자를 강화하겠다며 2022년까지 운용 자산의 절반 이상에 대해 책임투자를 적용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글로벌 트렌드가 되고 있는 ESG 경영을 뒷전에 두는 기업은 국민연금 포트폴리오에서 빼 버리겠다는 선전포고였다. 하지만 대부분 기업들은 “팔고 싶으면 팔라”는 식의 반응이라고 한다.

이처럼 주주 의견에 귀 기울이지 않는 지배구조(G)는 한국 증시가 10년째 제자리걸음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지배구조는 회사 경영진과 이사회, 주주의 다양한 이해 관계자의 권리와 책임을 포괄한다. 글로벌 주요국들이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는 와중에 한국은 여전히 ‘G’에 발이 묶여 있는 셈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요인이 되는 지배구조 문제는 이밖에도 더 있다. 핵심 사업을 떼어내 별개 회사로 상장시키는 ‘쪼개기 상장’은 기존 주주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는 후진적인 지배구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소극적인 주주환원 정책 역시 지배구조 측면에서 개선해야 할 요인으로 지목된다.

김봉기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이사는 “회사 가치가 할인되지 않고 근본 가치만큼 평가받는 상태가 되도록 지배구조를 정상화해야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 기획물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 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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