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딸 손 못 놓은 튀르키예 아버지 "천사처럼 자고 있었다"

  • 등록 2023-02-13 오전 6:02:46

    수정 2023-02-13 오전 6:13:53

[이데일리 강지수 기자] 강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사이로 숨진 딸의 손을 잡고 놓지 않던 튀르키예 남성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튀르키예 남동부 카흐라만마라슈의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한제르가 숨진 딸의 손을 붙잡고 있다.(AFP=연합뉴스)
메수트 한제르(49)는 11일(현지시간) CNN 튀르크와의 인터뷰에서 “신에게 울면서 기도했다. 제발 다들 살아 있어 달라고 셀 수 없이 기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6일 새벽 강진이 튀르키예 남부 지역을 강타했을 당시 빵을 굽고 있었고, 15세의 막내딸 이르마크는 카흐라만마라슈에 있는 할머니 집에 있었다고 전했다.

한제르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두 딸과 아들이 무사하다는 걸 확인했지만 이르마크의 생사는 파악할 수 없었다.

그가 다급히 달려간 카흐라만마라슈는 이미 폐허로 변해 있었고, 그는 폐허 더미에서 삐져나온 딸의 손을 발견했다. 그가 맨손으로 정신없이 잔해를 파헤치기 시작했지만 거대한 콘크리트 더미에 짓눌린 딸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잔해를 치울 중장비가 없는 상황에서 한제르는 딸의 손을 꼭 부여잡고 있는 것 외에는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한제르는 “딸은 침대에서 천사처럼 자고 있었다”며 “딸은 고통 없이 떠났다. 신이 보내준 천사가 다시 신에게 돌아갔다”고 했다.

당시 한제르의 사진은 AFP통신의 사진기자 아뎀 알탄(41)이 그를 우연히 발견해 전 세계로 급속히 전파됐다. 알탄은 한제르가 떨리는 목소리로 “내 아이의 사진을 좀 찍어주세요”라며 계속 소리쳤다고 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알탄은 지진 현장 취재를 위해 카흐라만마라슈에 도착한 뒤, 무너진 콘크리트 더미 위에 앉은 한제르를 발견했다. 주변의 다른 사람들이 구조를 위해 건물 잔해를 파헤치고 있었던 것과 달리 한제르는 콘크리트 더미 위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고 한다.

알탄은 “더 가까이 들여다보니 그가 건물 더미 밑으로 나온 손을 잡고 있는 것이 보였다”며 “사진을 찍으면서 너무 슬펐다. ‘엄청난 고통’이라고 계속 중얼거렸고, 울음을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이 사진은 내가 지난 40여 년간 찍은 어떤 사진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다”면서도 “나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없다. 그건 재앙이었다”고 했다.

한제르는 딸과 어머니를 포함해 지진으로 모두 7명의 가족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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