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불 켜진 '신축빌라'…쌓이는 매물에 '깡통전세' 주의보

수도권 준공물량 작년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기록 경신
쏟아지는 입주물량에 쌓이는 매물, 떨어지는 가격
내년 금리인상, 입주폭탄 맞물리면 깡통전세 전락 우려
전셋집은 깡통전세 우려, 매매시엔 역세권 입지 따져야
  • 등록 2016-12-26 오전 6:00:00

    수정 2016-12-26 오전 8:06:55

△신축 빌라시장에 공급 과잉 주의보가 내려졌다. 최근 몇년 새 아파트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대체재로 각광받았으나 공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미분양 증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에 있는 다세대주택(빌라)에 전세로 살고 있는 홍모씨는 6개월 전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다. 이 빌라가 통째로 경매로 넘어갔다는 것이다. 이 빌라는 지난달 감정가(9200만원)의 80%가 넘는 8000만원에 낙찰됐다. 홍씨는 보증금 6000만원에 살고 있지만, 선순위 근저당(5940만원)이 설정돼 있어 결국 4000만원을 돌려받을 수 없는 처지다.

이 빌라에는 홍씨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세입자가 모두 13명이나 된다. 2013년 지어졌지만 분양이 되지 않아 건물주가 모두 전세를 놨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물주가 제2금융권에 빌린 자금을 갚지 못하면서 빌라는 경매로 넘어갔고, 세입자들은 보증금 일부를 떼일 처지에 놓였다.

다세대·연립주택 등 신축 빌라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가 전세난의 대체 상품으로 떠오르면서 우후죽순으로 공급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특히 서울 등 수도권 다세대·연립주택의 준공(입주) 물량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치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여 미분양 확대에 따른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쌓이는 신축 빌라…분양가 밑으로 시세 떨어져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전국에 준공(입주)한 신축 빌라(다세대·연립주택)는 10만 4529가구로 지난해 1년치(10만 7435가구)에 근접하고 있다. 11월과 12월치를 포함하면 사상 최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수도권 준공 물량만 따지면 8만 5040가구로 지난해 1년치(8만 5080가구)와 맞먹는다.

신축 빌라시장은 3~4년간 최대 성수기를 누렸다. 아파트 전셋값이 급등하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로 발길을 돌리는 실수요자들을 겨냥해 신축이 잇따랐다. 특히 뉴타운 등 개발계획이 취소된 지역을 중심으로 빌라 건축이 빠르게 증가했다. 실제로 집계가 시작된 2005년부터 2010년까지 6년간 전국에 신축한 빌라는 16만 8223가구에 불과하다. 반면 2011년부터 올 10월까지 약 6년간 새로 지은 빌라는 59만 1944가구로 352% 증가했다.

그런데 최근 3~4개월 사이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아파트 전셋값이 안정세를 찾고 있는데다 준공하는 신축 빌라가 늘면서 매물이 쌓이고 있다. 빌라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급 물량이 많은 서울 은평·강서·중랑구 등에서는 구별로 100~120가구씩 신축 빌라 매물이 나와 있다. 강서구 방화2동 한 공인중개사는 “6개월 전만 해도 신축 빌라는 1~2개월 안에 대부분 팔렸는데 요즘은 찾는 사람이 확 줄었다”며 “건물주들도 보통 6개월 지나면 분양가를 내려 올 상반기 2억 3000만원 선이던 방 두 개짜리 빌라가 지금은 1억 8000만~9000만원대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임차할 땐 ‘깡통전세’ 여부, 구매할 땐 ‘환금성’ 따져야

내년은 더 걱정이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내년 준공하는 전체 주택 물량은 60만 6000가구에 달한다. 이 중 아파트가 38만 가구, 나머지 23만 가구는 비아파트(단독·다세대·연립주택)다. 문제는 올해 나온 신축 빌라 매물이 쌓이면서 건물주의 금융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창동 지지옥션 연구원은 “작년과 올해는 저금리 기조로 연체율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경매시장에 나오는 물건도 많지 않았다”며 “하지만 내년 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르고 전셋값이 떨어지면 유동성 위기도 덩달아 커져 통으로 경매에 나오는 신축 빌라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신축 빌라를 임차할 경우 ‘깡통전세’(주택담보대출과 전세보증금을 합한 금액이 집값에 육박해 전세금을 떼일 가능성이 큰 주택)를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앞서 사례로 든 남양주 빌라도 결국 미분양에 따른 유동성 위기로 경매로 넘어간 것이다. 홍씨 등 세입자들은 저렴하다는 이유로 깡통전세를 감수했다가 전세보증금을 모두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깡통전세를 피하려면 계약 전 전세물건의 대출 여부를 정확히 확인해야 하고, 임대차 계약 이후 입주와 동시에 전입신고하고 확정일자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축 빌라를 구매할 때는 환금성(집을 팔아 현금화할 수 있는 정도)이 어느 정도인지도 따져봐야 한다. 건물주의 이전 빌라 분양 실적도 파악해야 한다. 김민기 라인컴퍼니(빌라상담센터) 대표는 “당장은 몇 천만원이 더 들더라도 나중에 팔아야 할 상황을 대비해 교통 등 입지가 좋은 곳을 골라야 한다. 빌라는 아파트와 달리 브랜드가 없기 때문에 건축주가 이전에 어떤 건물을 지었는지, 당시 날림공사 등 하자 문제는 없었는지도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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