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머리를 쥐어짜야 하는 연말정산이라면

  • 등록 2015-01-27 오전 6:00:01

    수정 2015-01-27 오전 6:00:01

연말정산에 대한 직장인들의 분통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동안의 특별 보너스 성격에서 오히려 ‘13월의 세금폭탄’이 됐다는 점 때문만은 아니다. 추가로 내야 하는 금액을 따진다면 증세(增稅)가 분명한데도 증세가 아니라고 굳이 발뺌하는 당국의 태도에서부터 질색하는 분위기다. 기획재정부가 뒤늦게 보완책 마련을 약속했지만 이미 오락가락 행정으로 신뢰를 잃은 마당이다.

보완책에 있어서도 형평성이 문제다. 출생·입양 세액공제 항목을 새로 도입하며 연금보험료 세액공제율을 현행 12%에서 15% 수준으로 올린다고 하지만 이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는 어떻게 불만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인가. 남들은 부분적으로 환급을 받는데도 자기만 제외된다면 불만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설사 환급을 받는 경우라 해도 그리 흔쾌한 기분은 아닐 것 같다.

더욱 심각한 것은 잇따른 정보 오류로 정산서류 입력에 골탕을 먹고 있다는 점이다. 신용카드사들이 국세청에 관련 정보를 넘기는 과정에서 공제항목을 제대로 분류하지 않음으로써 운영 시스템에 중대한 허점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BC카드와 신한카드, 삼성카드, 하나카드가 그 대상이라고 한다. 이에 해당하는 290만명의 고객은 관련 서류를 다시 작성해야 하는 불편을 떠안게 됐다.

이에 앞서서도 국세청의 연말정산 간소화서비스 시스템이 처음 공개된 이틀 동안 현금영수증 정산자료와 관련된 오류가 드러나 직장인들이 곤욕을 치렀다. 이런 오류가 어느 구석에 또 도사리고 있는지 모른다는 것이 지금의 솔직한 상황이다. 지난달 개정세법이 공표되고 불과 20여일 간에 걸쳐 급하게 시스템에 적용하느라 벌어진 일이라고 하지만 행정이 이런 식이어서는 국민들에게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

복잡한 연말정산 작성법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 각각의 항목을 적어넣으면서 머리에 쥐가 날 정도라는 불만을 당국은 귀담아들어야 한다. 두어 시간을 매달려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사람이 수두룩하다면 작성법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래도 불필요한 세금 부담에서 벗어나려면 서류작성에 매달려야 하는 처지다. 내년에도 이런 일이 되풀이돼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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