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차세대 메모리·中 반도체 굴기..추격 당하는 韓 반도체

반도체 왕좌 뺏긴 인텔, 차세대 메모리 승부수
플랫폼 강점 앞세워 기업용 SSD 세계 1위 등극
中 64단 3D낸드 시제품..기술격차 좁히며 위협
한국, 超격차 유지 속 기술 한계 시점 대비해야
  • 등록 2018-06-21 오전 5:15:00

    수정 2018-06-21 오전 11:45:40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지난해 삼성전자(005930)에게 24년 만에 세계 반도체 왕좌를 내준 미국 인텔이 마이크론과 손잡고 ‘차세대 메모리’란 신(新) 시장을 개척하며 반전을 노리고 있다. 현 시점에선 ‘찻잔 속 태풍’이란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막강한 플랫폼 역량을 가진 인텔의 저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시각도 만만찮다. 또 기존 메모리 시장은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앞세워 올 하반기 이후 본격적인 양산을 예고해 공급 과잉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이에 한국도 멀잖은 미래에 중국과 미국 사이 낀 ‘넛 크래커(Nut Cracker)’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텔 야심작 ‘옵테인 메모리’…기업용 SSD 1위 발판

20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마이크론과 공동 개발한 차세대 메모리 기술 ‘3D 크로스포인트(X Point)’를 적용한 노트북용 ‘옵테인(Optane) 메모리’ 제품을 올해 3분기 중 출시할 예정이다. 3D 크로스포인트는 속도는 빠르지만 전원을 끄면 데이터가 사라지는 D램의 특성과 속도는 느리지만 데이터가 보존되는 낸드플래시의 특성을 결합한 기술로 지난 2015년 7월 첫 공개됐다. 인텔은 이 기술을 적용한 옵테인 메모리를 지난해 4월 데스크톱 PC 및 서버용 등을 출시했지만, 현재까지 시장 반응은 미미하다는게 업계 평가다. 이에 인텔은 게이밍 제품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뚜렷한 노트북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로 라인업을 늘려 차세대 메모리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차세대 메모리가 현 시점에선 수요가 제한적이지만, 인텔이 자사 플랫폼을 활용해 탑재량을 늘리면 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인텔은 서버 등 엔터프라이즈(기업용) SSD 시장에서 옵테인 출시 이후 삼성과 함께 글로벌 점유율 1위에 올라서는 등 상당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2017년 글로벌 기업용 SSD시장 점유율은 인텔과 삼성전자 모두 30.8%를 차지하며 나란히 세계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인텔이 3D 크로스포인트 기술을 공개한 2015년 당시엔 삼성전자(29.8%), 인텔(28.7%)로 근소한 차이로 삼성이 앞섰지만, 2년 새 시장 판도에 상당한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기술을 공동 개발한 마이크론도 2015년 4.4%에서 2017년 7.1%로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 약 60% 성장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인텔은 메모리만 공급하는 경쟁업체들과 달리 CPU(중앙처리장치)나 자사 플랫폼에 옵테인 메모리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시장 확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中 기술 격차 1~2년까지 좁힐 우려…차세대 메모리 등 준비해야

차세대 메모리 분야는 인텔과 마이크론을 제외하곤 업계 전체가 기술 개발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에 비해 성능·가격 면에서 별다른 장점이 없기 때문이다. 또 D램과 낸드플래시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제품들이 속속 선보이며, 차세대 메모리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하지만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미세공정 및 적층(쌓아올림) 난이도가 나날이 높아져, 향후 기술적 한계와 맞닥뜨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삼성전자 등 한국 업체들이 메모리 분야 초(超) 격차 전략을 영원히 지속할 순 없다는 얘기다. D램은 10나노미터(nm·1억분의 1m)급에 진입한 이후 미세공정 개발 속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또 낸드플래시도 5세대 96단에 접어들고 있는 3D낸드의 적층 한계가 200단으로 여겨지고 있다.

중국은 국영기업 칭화유니그룹의 자회사 ‘UNIC 메모리 테크놀러지’가 3D낸드 시제품 납품을 시작했고, 최첨단 4세대 64단 3D낸드 시제품까지 공개한 상황이다. 4세대 3D낸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 기업들의 주력 제품이라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중국과의 메모리 기술 격차가 애초 예상했던 3~4년이 아닌 1~2년 수준까지 좁혀질 수 있다는 우려도 일부에선 나오고 있다.

국내 메모리 업계는 단기간에 시장 판도가 바뀔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그러나 D램·낸드플래시에 대한 초격차 지속과 함께 차세대 메모리에 대한 제품화 및 양산도 고민해 볼 시점이 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기술력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깨닫고 있어 앞으로 메모리 등 부품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 것”이라며 “우리는 압도적 기술 격차를 유지하며 인텔이 선점하려는 차세대 메모리 시장에 대한 준비도 착실히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인텔이 차세대 메모리 기술인 ‘3D 크로스포인트’를 적용해 지난해 4월 출시한 ‘옵테인 메모리’. [인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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