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돈 1055兆…투기 광풍 부추겼다

점점 느는 단기부동자금 주의보
중장기 투자 점점 줄어드는 추세
시중통화 대비 비중 40% 넘어서
가상화폐·집값 급등하는데 영향
"떠도는 자금, 생산적인 곳 돌려야"
"반도체 외 업종에도 투자 확대를"
  • 등록 2018-01-25 오전 5:00:00

    수정 2018-01-25 오전 5:00:00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김정남 김정현 기자] 갈 곳을 잃고 떠다니는 돈이 1000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시중의 유동성 중 단기부동자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상승하고 있다.

이는 초저금리로 인해 돈이 많이 풀려있기만 할 뿐, 경제 전반의 수익성이 낮아진 탓에 돈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중장기적이고 생산적인 투자, 특히 산업계로 돈이 흐르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이데일리가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 통계를 토대로 단기부동자금을 계산해보니, 지난해 11월 기준 1055조865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9월(1069조5712억원)을 제외하면 사상 최대다.

단기부동자금은 1년 미만으로 만기가 짧거나 중도에 인출할 수 있는 금융자금이다.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머니마켓펀드(MMF) △양도성예금증서(CD)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환매조건부채권(RP) △6개월 미만 정기예금 △증권사 투자자 예탁금 등을 더한 수치다.

단기부동자금은 2016년 12월(1010조2978억원) 처음 1000조원을 넘었고, 지난해에는 거의 매달 1000조원을 상회했다. 단기부동자금 1000조원 시대가 본격화한 것이다.

시중에 풀린 광의통화(M2) 대비 단기부동자금 비중도 최근 42% 안팎으로 늘었다. 10년 전인 2008년 당시 37.8%였고 이후 줄곧 30%대였으나, 2015년부터 40%를 넘고 있다.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투자돼 있는 돈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는 뜻이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저성장 탓에 투자한다고 해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제활동의 역동성이 저하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가상화폐 광풍(狂風)과 주택가격 급등도 그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어디가 수익률이 괜찮다더라”는 소문에 확 쏠려가는 경우가 최근 많아진 기저에는 고여있는 돈이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박근혜정부 당시 집값이 급등한 것은 유동성의 힘”이라며 “투기판으로 변질된 가상화폐도 단기부동자금이 유입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자 단기부동자금의 물꼬를 더 생산적인 곳으로 돌려놓아야 한다는 주장이 많아지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반도체 외에는 기업 투자가 늘어나는 움직임이 없다”며 “다른 업종에서도 투자가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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