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판매 출혈 경쟁에도 판매 부진…내년 생산 절벽 온다

물량 확보 못하면 생산량 뚝 떨어져
강성 노조 탓에 해외 본사 우려 커
  • 등록 2019-11-05 오전 5:50:05

    수정 2019-11-05 오전 5:50:05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지난달 국내 완성차 5곳은 대대적인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SM6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최대 250만원 상당의 구입비 지원 또는 현금 200만원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한국GM은 현금 지원과 할부가 결합된 프로그램을 통해 말리부를 최대 200만원 싸게 팔았다. 현대자동차(005380), 기아자동차(000270), 쌍용자동차(003620)도 할인 경쟁에 나섰다.

그러나 판매량은 신통치 않았다. 5개사는 10월 내수 시장에서 총 13만4895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월 대비 3.3% 감소한 수치다. 신차 효과 덕을 본 기아차만 판매가 2.3% 늘었을 뿐 나머지는 일제히 판매가 줄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출혈 경쟁이라는 지적을 받으면서 싸게 팔았는데도 실적이 이 정도 밖에 안 된다”고 한숨을 쉬었다.

내수 부진보다 더 큰 문제는 수출 감소다. 지난달 국내 완성차 5개사는 해외에서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한 52만8942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국내외에서의 자동차 판매 부진은 생산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 자동차 생산은 총 326만6698대다.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연간 400만대 생산을 지키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연 400만대 생산은 자동차 산업 생태계 기반을 유지하는 ‘마지노선’으로 여겨진다.

◇ 잇단 파업에 신차 배정 불리

생산 감소는 글로벌 자동차 수요 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강성 노동조합의 잇단 파업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해외에 본사를 둔 한국GM과 르노삼성은 글로벌 공장에 신차를 배정하면서 각 공장의 노사관계와 생산성을 면밀히 검토한다.

이 잣대로 보면 한국 공장은 생산 물량을 확보하기가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차량 1대당 평균 생산시간(HPV·2015년 기준)은 한국 완성차 5개사 평균 26.8시간이다. 도요타(24.1시간)와 GM(23.4시간)보다 각각 11.2%, 14.5% 더 길다. 그런데도 평균 임금(2018년 기준)은 8915만원으로, 도요타(약 8484만원), 폭스바겐(약 8892만원)에 비해 높다.

지난 2015년 세르지오 호샤 당시 한국GM 사장은 한국 공장의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지적하면서 “GM 본사 이사회에 가서 한국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주장할 근거가 없어진다. 한국 공장이 신차를 배정받기가 점점 어려워진다”고 토로한 바 있다. 그로부터 3년 후인 지난해 미국 GM 본사는 한국GM 군산공장을 폐쇄했다.

군산공장 폐쇄 이후 한국GM의 생산량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올해 1~10월 생산량은 34만182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37만1380대)보다 8.0% 줄었다. 르노삼성은 상반기 파업 여파로 10월까지 누적 생산량이 13만7472대로 작년 동기(18만2624대)에 비해 24.7% 쪼그라들었다. 르노삼성은 지난달부터 부산공장의 시간당 생산량(UPH)을 기존 60대에서 45대로 더 줄이기로 생산량이 회복되려면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 내년 생산절벽 불가피

상황에 이런데도 한국GM과 르노삼성 노조는 올해 입금 및 단체협약도 아직 타결하지 못했다. 한국GM 노조는 차기 집행부 선거를 이유로 임단협 협상을 중단한 상태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달 24일 7차 임금협상 실무교섭을 진행했지만 의견 차만 확인했다.

자동차 업계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사측에선 자동차가 팔리지 않아 돈을 더 주고 싶어도 줄 수 없는 형편인데, 그런 사정을 모를 리 없는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노조는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를 통해 배운 게 없는 것 같다”고 질타했다.

이대로라면 한국GM과 르노삼성은 내년 ‘생산 절벽’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한국GM은 본사에서 배정한 신차 트레일블레이저가 올해 말부터 부평 1공장에서 생산에 돌입하지만, 차세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은 창원공장에서 2022년 말부터 생산할 계획이다. 이전까지 2~3년간 ‘보릿고개’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르노삼성은 부산공장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닛산 로그 후속 차량을 확보해야 하지만, 르노그룹 본사는 확답을 주지 않고 있다. 노조의 반복된 파업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그 위탁생산이 끝나면 르노삼성 부산공장 생산량은 10만대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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