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2' 천만 돌파에 투자업계 웃는 이유[마켓인]

11일 누적 1000만명 돌파…팬데믹 첫 천만영화 등극
제작사 SLL 프리IPO에 투자한 사모펀드 프렉시스
"오프라인 활동 재개 시그널…극장계 회복 지켜봐야"
  • 등록 2022-06-12 오전 9:50:39

    수정 2022-06-12 오후 9:19:45

[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코로나19 이후 주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서 영상물이나 콘텐츠가 소비됐다. 관객 수도 줄고 영화업계 투자가 원활하지 않았는데, ‘범죄도시2’ 흥행으로 수요의 탄력성이 입증된 셈이다.”

영화 ‘범죄도시2’가 개봉 25일째인 지난 11일 누적 관객 수 1000만명을 돌파하면서 역대 28번째 ‘1000만 영화’로 기록됐다. 8편의 외화를 제외한 한국영화 중엔 20번째로 지난 2019년 개봉한 영화 ‘기생충’ 이후 3년 만이다.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의 대유행) 이후 첫 천만 영화가 탄생한 가운데 OTT로 넘어간 관객들이 극장으로 돌아오면서 활기를 잃었던 영화계 투자에 긍정적인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영화 ‘범죄도시2’가 개봉 20일 만에 900만 관객을 돌파한 지난 6일 서울시내 영화관을 찾은 시민들이 영화를 보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흥행 가도 달리는 ‘범죄도시2’…투자심리 회복 기대감↑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JTBC스튜디오에서 사명을 변경한 SLL(Studio LuluLala) 산하 BA엔테터인먼트가 제작사로 참여한 ‘범죄도시2’가 팬데믹 이후 최고 흥행 대기록을 세우며 투자사들도 축제 분위기다. SLL은 △BA엔터테인먼트 △윕(wiip) △앤솔로지스튜디오 △앤피오엔터테인먼트 △콘텐츠지음 △클라이맥스스튜디오 △퍼펙트스톰필름 △프로덕션에이치 등 15개 제작사를 보유한 국내 대형 스튜디오다.

SLL이 지난해 넷플릭스 시리즈 ‘D.P.’와 ‘지옥’ 등을 성공적으로 선보인 것에 힘입어 ‘범죄도시2’까지 엔데믹 시대 첫 천만 영화로 등극하자 투자자들도 반색하고 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프랙시스캐피탈은 지난해 말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 성격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SLL(옛 JTBC스튜디오)에 30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프리IPO 당시 SLL이 3년 내 기업공개(IPO)를 조건으로 내세운 만큼 이르면 내년, 늦어도 내후년엔 상장이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던 영화계 또한 ‘범죄도시2’ 흥행 가도에 활기를 띠고 있다. 팬데믹 기간에 극장 관람객 수가 지난 2020년 4월 97만명으로 바닥을 찍고, 급성장한 OTT 시장 영향으로 영화 산업이 맥을 못 추다 보니 투자업계에도 코로나19 이후 극장의 부활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잇따랐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범죄도시2’의 기록은 엔데믹 시대 K-콘텐츠 성장에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점쳐지는 분위기다.

라민상 프랙시스캐피탈 대표. (사진=프랙시스캐피탈)
“영화 제작사 투자 통해 K-콘텐츠 산업 발전 도움”

라민상 프랙시스캐피탈 대표는 “코로나19 기간에는 집에 체류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콘텐츠 시장은 커졌지만, 주로 OTT를 통해 영상물을 소비하는 추세였다”며 “이 때문에 코로나19 이후에 좋은 작품이 나와도 과연 몇 명의 관객들이 극장으로 돌아올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컸는데, ‘범죄도시2’는 좋은 작품은 많은 관객을 끌어모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기념비적인 영화”라고 밝혔다.

이어 라 대표는 “영화감독들이 OTT보다는 스크린이 있는 극장에서 영화가 상영되기를 바라는 눈치였지만 팬데믹 당시 제작 환경이 여의치 않아 불가피하게 영화를 넷플릭스 등 OTT에 팔 수밖에 없었다”며 “아직 코로나19 이전만큼 영화 제작이나 투자가 활성화하지는 않았지만, 투자자로서 관객들이 작품이 좋으면 극장에 가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는 “역량 있는 기업형 스튜디오에 투자함으로써 시장에 돈이 흐르면 인재가 영입되고 장기적으로는 한국 영상 콘텐츠 산업이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며 “지금 업계의 활기가 생기면서 선순환이 시작된 것 같다”고 말했다.

‘범죄도시2’의 선전이 당장 영화 제작에 대한 투자로 직결되지는 않아도 극장 산업이 OTT 시장에 완전히 뒷전으로 밀린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PEF 운용사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콘텐츠 소비가 온라인으로 완전히 넘어갔다고 생각한 부분을 뒤집었다”며 “온라인 경쟁이 심해진 시점에서 사람들이 오프라인 활동을 시작했다는 것이 중요한 시사점이지만, 코로나19 이전 소비 형태로 돌아갔는지는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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