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비 딜레마②] 쇠락·부흥 30년, 어제와 오늘

처음 방송사PD가 제작
아이돌 음악 뜨면서 부흥
유튜브 통해 해외수출도
선정성·폭력성 논란 속
'강남스타일' '빠빠빠' 등
유쾌한 콘텐츠로 차별화 성공
  • 등록 2014-09-05 오전 6:37:30

    수정 2014-09-05 오전 7:55:58

소녀시대 ‘아이 갓 어 보이’ 뮤직비디오 스틸컷


[이데일리 박미애 기자] 싸이가 곧 새 싱글앨범을 공개한다. 새로운 노래를 공개한다는 것으로도 이미 높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뮤직비디오에 배우 정우성이 출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화제가 됐다. 싸이의 뮤직비디오는 특별하다. 싸이는 2012년 공개한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로 월드스타가 됐다.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20억뷰를 훌쩍 넘기면서다. 이후에 연달아 공개한 ‘젠틀맨’과 ‘행오버’ 뮤직비디오도 각각 7억뷰, 1억뷰를 넘긴 상태. 이제 싸이는 국제적인 ‘뮤비스타’다. 빅뱅(‘판타스틱 베이비’)과 소녀시대(‘지’ ‘아이 갓 어 보이’)도 뮤직비디오 1억뷰 돌파기록을 세웠다. 이처럼 국내가수들이 해외서 인기를 얻고, 더불어 K팝의 위상이 높아질 수 있었던 데에는 뮤직비디오의 공이 컸다.

△방송사 PD들 처음 만들어 90년대 전성기

국내 뮤직비디오는 1980년대 등장했다. 지금처럼 전문업체가 만들지 않았다. 방송사 PD들이 만들었다. 고재형 웰메이드예당 대표이사는 MBC 예능PD 시절 서태지와아이들의 데뷔곡 ‘난 알아요’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했다. 그는 “당시 뮤직비디오는 뮤직비디오라 할 수 없는, 노래방 화면 수준의 방송용 영상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방송사가 뮤직비디오를 만들게 된 것은 당시 카메라나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장비와 시스템을 갖춘 곳이 방송사밖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뮤직비디오는 1990년대 초반 Mnet KMTV 등 음악 전문 케이블채널의 등장과 더불어 성장했다. 가수들은 보다 세련되고 감각적인 뮤직비디오를 위해 방송사가 아닌 외주업체에 제작을 맡기기 시작했다. 뮤직비디오 전문 감독도 탄생했다. 김세훈과 홍종호 등이 대표적이다. 김세훈은 1998년 조성모의 ‘투 헤븐’의 연출을 맡으며 기존의 안무중심에서 벗어나 스토리를 입힌 ‘드라마타이즈’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투 헤븐’ 이후 많은 가수들이 드라마타이즈 형태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덕분에 제작비도 급격히 치솟았다. 수억원을 쏟아 부은 블록버스터급 뮤직비디오가 줄줄이 나왔다.

△2000년대 부침…음반 붕괴로 쇠락 아이돌로 부흥

뮤직비디오도 2000년대 초반부터 쇠퇴했다. 대중음악계가 음반시장의 붕괴로 위기에 봉착했을 무렵이다.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는 “당시에는 불법음원 유통문제가 심각했다. 음반은 망하고 음원은 수익을 기대할 수 없었던 때였다”며 “가수나 제작자들은 비용절감 차원에서 음반 대신 싱글을 내놓고 뮤직비디오 제작도 꺼렸다”고 설명했다.

뮤직비디오가 다시 부흥하기 시작한 건 2000년대 중반부터다. 대중음악이 아이돌 음악 중심으로 재편되면서다. 대중음악의 무게중심이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 이동하면서 뮤직비디오가 프로모션의 중요한 몫을 하게 됐다. 음반시장의 붕괴를 초래했던 인터넷은 K팝의 새로운 활로를 개척했다. 인터넷이 가능한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휴대용 단말기 보급은 언제 어디서든 아이돌 가수들의 뮤직비디오를 볼 수 있게 했다. 여기에다가 아이돌가수들의 뮤직비디오가 동영상사이트(유튜브 등)를 통해 해외로까지 유통되면서 아시아지역에서 팬덤이 형성되고 K팝이 미주 및 유럽 지역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전 세계에 말춤 열풍을 일으켰고 크레용팝은 ‘빠빠빠’ 한 편으로 일약 스타가 됐다.

빅뱅 ‘배드보이’ 뮤직비디오 한 장면


△편수 늘어나면서 선정·폭력의 문제도 부각

뮤직비디오의 제작편수는 해마다 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500편이던 것이 지금은 1000편이 넘는다. 케이블채널 Mnet과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에 따르면 지난해 Mnet에 심의를 신청한 뮤직비디오만 1200여편, 영등위에 접수된 건 200여편이다. 뮤직비디오는 방송사 심의나 영등위 심의를 받아야 온라인에 공개할 수 있다. 하지만 한 해에 1000편 이상이 쏟아지다 보니 대중의 눈길을 끌기가 쉽지 않다. 점점 더 선정적이고 폭력적으로 돼 가는 배경이다.

2012년 청소년을 보호한다는 취지 아래 뮤직비디오 사전심의제도가 생긴 것도 이 때문이다. 뮤직비디오 사전 심의 제도가 표현의 자유를 해치고 K팝의 성장과 음악 산업의 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며 폐지를 추진하고 있지만, 걸그룹을 중심으로 지나치게 선정적인 뮤직비디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자극적인 콘셉트는 반짝 관심에 그친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크레용팝의 ‘빠빠빠’는 자극적인 내용과 거리가 멀었다. 고재형 대표이사는 “뮤직비디오가 물량공세만으로 화제가 되는 시대는 끝났다”며 “근래 성공적으로 평가받는 뮤직비디오를 살펴보면 결국 차별화된 콘셉트, 아이디어 싸움이란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도 음악과 동떨어져 있다면 오히려 매력을 잃거나 반감을 일으킬 수 있다. 곡의 이해력을 높이면서 독특한 뮤직비디오가 관심을 받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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