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덜트' 문화가 되다③] '원조 디지몬' 찾아 성지순례

30년 전통 창신완구
용자물 수집자 아지트
10년 넘은 다간·세일러문 '최고보물'
주말이면 입소문 지방손님 북적
中·日·美 해외 마니아도 고객
  • 등록 2015-04-24 오전 6:16:20

    수정 2015-04-24 오전 6:31:17

노준엽 창신완구 실장이 토덜트족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캐릭터완구 ‘가오가이거’를 내보이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bink7119@).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직접 물건을 보고 사겠다며 가게를 찾는 이들이 많다. 절반은 지방 손님이다. 주말이면 부산·대구·광주 등 전국 각지서 몰려든다. 팽이장난감인 탑블레이트의 2000년대 초반 모델을 구하기 위해 제주에서 올라온 이도 있었다.”

지난 22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창신동 완구전문상가. 유아나 초등용 장난감을 싸게 살 수 있는 곳으로 소문났지만 30~40대 고객이 적지 않다. 피규어나 캐릭터완구 등을 수집하는 토덜트족에게는 아지트와 같은 곳. 특히 창신완구는 1980년대 초반부터 30여년간 자리를 지켜온 터줏대감이다. 주력제품은 캐릭터완구. 전문용어로는 ‘용자물’이다. 용자는 용사를 뜻하는 말로 정의를 위해 싸우는 영웅이 나오는 만화영화 속 캐럭터장난감을 그렇게 부른다. 가격은 대략 5만∼10만원 선이지만 희귀성과 크기에 따라 수십만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20평 남짓한 내부에서는 뽀로로·또봇·로보카 등 최근 장난감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보물은 따로 있다. 뿌옇게 먼지를 뒤집어쓴 빈티지장난감이 그 주인공. 다간·케이캅스 시리즈, 디지몬, 세일러문 등 관심 없는 사람들이 보면 철 지난 고물에 불과하지만 1990년대 초반 어린시절을 보냈던 토덜트족에게는 그야말로 핫아이템이다. 이날도 몇몇 손님은 진열대를 꼼꼼히 살피며 저마다의 보물을 찾기 위해 눈을 반짝였다.

어머니를 도와 가게를 운영하는 노준엽 창신완구 실장은 “10년이 넘는 장난감이 많다. 사실상 골동품 수준”이라며 “국내 수집가는 물론 일본·중국·대만·미국에서도 온 손님도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해외수집가에게까지 소문이 난 것은 다른 완구가게에는 있을까 말까 한 옛 명품들이 가득하기 때문. 창신완구는 오프라인 매장만 운영하는데 인터넷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희귀품을 원하는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창신완구에서 판매 중인 캐릭터 장난감(사진=방인권 기자 bink7119@).


나라별로 선호하는 장난감도 다르다. 국내 손님은 케이캅스, 다간, 골드런 시리즈를 선호한다. 중국은 사이버트론, 카봇, 비스트워 시리즈, 일본은 씽씽캅, 가오가이거, 구슬동자 시리즈를 많이 찾는다. 미국은 단연 트랜스포머의 원조격인 카봇 시리즈다. 남녀는 물론 한·중·일 손님이 모두 좋아하는 아이템은 세일러문. 창신완구에서 판매한 제품 중 최고가는 다간 시리즈 중 하나인 청룡 캐릭터였다. 35만원짜리다.

창신완구말고도 서울에는 토덜트족의 성지가 적지 않다. 종로구 혜화동 인근의 영화캐릭터 피규어 쇼핑몰인 ‘피규어숍’, 애니메이션 피규어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이화동 ‘토이마루’ 등이 있다. 정상민 피규어숍 대표는 “주력제품은 20∼30만원대지만 사람 실물크기 모형은 1000만원이 넘는다”며 “최근 영화 ‘어벤져스’가 개봉하면서 관련 피규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호범 토이마루 대표는 “휴일이면 기차를 타고 왔다면서 제품을 사가는 손님이 적지 않다”며 “장난감은 수집분야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취미생활”이라고 말했다.

애니메이션 피규어 전문숍 ‘토이마루’에서 전시 중인 캐릭터 모형(사진=토이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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