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12년 구형…벼랑끝 이재용 '운명의 날' 밝다

특검 "승계 목적 정경유착 사건" 징역 12년 구형
이재용측 "승계작업 개념 납득 안돼" 무죄 주장
뇌물공여·재산도피 판단 따라 유무죄·양형 결정
항소심 패소시 대법원서 결과 뒤집기 어려워
  • 등록 2018-02-05 오전 5:30:00

    수정 2018-02-05 오전 5:30:0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뇌물공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 받고 수감 중인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판결이 5일 나온다.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정형식)는 이날 오후 2시부터 경영권 승계 지원 대가로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뇌물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 등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을 진행한다.

앞서 1심은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삼성의 독일 승마 지원 일부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대한 삼성의 후원금을 뇌물로 판단해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던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했던 이 부회장 등은 모두 항소했다.

특검과 이부회장측은 열여섯차례 진행한 항소심 공판에서 치열한 공방을 주고 받았다.

항소심 공판의 핵심쟁점은 △부정한 청탁의 실체 △승계 지원의 필요성 △최순실 인지여부 등이다. 박영수 특검은 결심공판에서 “삼성이 경영권 승계를 대가로 대통령과 그 측근에게 뇌물을 준 전형적인 정경유착 사건”이라고 이 사건을 정의했다. 반면 이 부회장 측은 “특검팀이 제시하는 경영권 승계 작업이라는 개념에 대해 이해도 납득도 안 된다”며 “승계 작업이라는 부분에 대해선 동의할 수 없다”며 강력 반발했다.

항소심에서는 소위 ‘0차 독대’로 불리는 2014년 9월 청와대 안가에서의 단독 면담의 실체 여부가 또 다른 쟁점으로 부각했다. 특검팀은 안종범 전 경제수석비서관과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의 진술을 토대로 추가 단독 면담 사실이 확인됐다는 입장이지만 삼성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항소심의 유무죄 향방도 1심과 마찬가지로 뇌물공여 인정 여부에 달렸다.

이 부회장은 뇌물공여 외에도 △재산국외도피 △횡령 △범죄수익은닉 △국회 위증 혐의를 받고 있다. 이중 국회 위증 혐의를 제외한 다른 혐의들은 승마지원 관련 뇌물공여 혐의와 연동돼 유무죄 판단이 사실상 같아지는 구조다. 이 부회장 등이 승마지원을 위한 뇌물공여를 위해 회사 자금을 횡령해 독일로 송금했고 이후 이를 은폐했다는 것이 공소사실의 핵심이다.

이 부회장에게 유죄가 선고될 경우 양형은 재산국외도피 인정 금액이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은 재산국외도피죄의 경우 도피 금액이 5억원을 넘으면 액수에 따라 처벌수위를 차등화하고 있다. 도피 금액이 5억원 이상에서 50억원 미만일 때는 ‘징역 5년 이상’, 금액이 50억원 이상일 때는 ‘무기 또는 징역 10년 이상’을 선고토록 하고 있다. 1심에서는 특검이 재산 도피금액으로 기소한 79억원 중 37억원에 대해서만 유죄로 인정해 삼성으로선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었다.

이날 항소심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는 마지막 사실심이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법률심으로 법리적 쟁점에 대해서만 심리해 원심 판결에 대한 인용·파기 여부를 결정한다. 대법원이 원심 판결의 유무죄 판단을 유지할 경우 형량 변경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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