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완화로 인터넷銀 무한경쟁 예고…혁신 외면한 케이뱅크 초비상

KT회장 비서실 출신 경영진 독식
전문성 부족 탓, 모바일 차별화 실패
해외송금 출발 늦고, 新사업도 밀려
'모바일온리' 카뱅과 격차 더 커져
"인적 쇄신 없으면 성장 정체 지속"
  • 등록 2018-08-10 오전 5:00:00

    수정 2018-08-10 오전 5:00:00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면서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겪어온 케이뱅크(케뱅)는 일단 반색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덩치가 불어날수록 카카오뱅크(카뱅)와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안팎에서 나온다. 제3호, 제4호 인터넷전문은행이 탄생해 초반 흥행몰이에 성공하면 카뱅 출범 때와 같이 후발주자에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케뱅의 가장 큰 문제는 전문성이 결여된 황창규 KT 회장의 측근들인 비서실 출신들로 경영진이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 전문성 결여로 IT 기업으로서의 본질인 혁신을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모바일 온리, 공인인증서 제거 등으로 정체성을 확립한 카뱅과 달리 케뱅은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차별성을 거의 느낄 수 없게 됐다는게 단적인 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오는 10일 주주협의회를 소집하고 이달 마지막 주 이사회를 열어 추가증가, 은산분리 완화에 따른 대응방안 등을 논의한다.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추가증자나 숙원인 은산분리 완화가 이뤄지면 본인가를 받을 때부터 약속했으나 미뤄진 직불결제나 신용카드, 펀드판매 등이 재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신규 사업들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신선함을 고객들에 선사할 수 있느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케뱅은 카뱅에 비해 혁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기출시된 상품들도 특색이 부족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장 견해”라고 전했다. 케뱅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 역시 “주주들의 구성을 보면 IT, 유통, 금융, 핀테크 등 크고 작은 다양한 회사들로 구성돼 상당한 시너지를 기대했지만 1년이 지난 현재 해외송금도 한발 늦게 시작되고 방카슈랑스는 실적이 전무하며 이외에 새로운 시도는 볼 수도 없다”고 우려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케뱅, KT 비서실 출신들이 경영진 장악...전문성 떨어져 혁신 걸림돌


카뱅에 비해 혁신성이 뒤떨어지는 케뱅의 가장 큰 문제는 주요 경영진 구성에서 찾을 수 있다. 케뱅의 경우 심성훈 행장을 비롯한 안효조 사업총괄본부장과 옥성환 경영기획본부장 모두 IT 전문가가 아닌 KT 회장 비서실 출신들이다. 경영진의 전문성이 떨어지다보니 혁신적인 성과를 낼 수 없는 구조다. 반면 카뱅은 준비 단계부터 각각 금융권·정보통신업권을 대표하는 이용우·윤호영 공동대표가 나란히 이끌고 있다. 공동결제를 해야 최종결정이 이뤄지는 공동대표 체제는 금융권에서는 흔치 않은 시도로 인터넷전문은행다운 발상이라는 평가다. 별도로 사내 임원을 두지 않고 실무진이 공동대표에 직접 보고하는 의사결정 구조 역시 혁신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이 같은 리더십의 차이는 곧장 상품과 서비스에 영향을 끼쳤다. 케뱅은 지난해 9월 1차 유상증자 이후 KT 대리점 직원복지카드 운영 제휴안을 이사회에 상정해 의결했다. 심 행장은 이사회 의장을 겸한다. 차일피일 출시시기가 늦춰진 신규사업이 즐비했지만 결과적으로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월별로 총한도를 두고 대출상품을 판매하는 까닭에 판매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는 실정이다.

주주사와의 시너지도 기대 이하다. GS리테일 참여로 편의점을 점포처럼 운영한다는 구상을 내놓았지만 카뱅이 BGF리테일과 코리아세븐과의 협업으로 맞불을 놨다. 급기야 GS리테일이 시중은행들과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는 바람에 케뱅만의 장점이 희석됐다. GS리테일의 경우 초기와 달리 주주협의회 참여도 뜸한 걸로 전해졌다.

이는 실적 차이로 이어진다. 지난 6월 기준 카뱅의 여신 규모는 6조8100억원으로 케뱅 여신액 1조1300억원의 약 6배에 달한다. 수신의 경우에도 카뱅은 8조3600억원으로 케뱅 1조5700억원과 비교하면 5배가 넘는다. 고객 수 역시 카뱅과 케뱅이 각각 618만명, 76만명으로 8배 차이가 난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케뱅 흑자전환까지 4년 정도 소요...우리銀 출신 이탈 가능성 우려

앞으로가 더 문제다. 금융권에서는 카뱅이 출범 2년 차 만인 연내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하는 반면 케뱅은 흑자전환까지 앞으로 4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로 이용우·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흑자 전환을 염두에 두고 기업공개(IPO) 추진을 발표했다. 카뱅이 계획대로 2020년 주식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자본조달이 한결 용이해져 케뱅과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케뱅은 이처럼 암울한 현실에 인력유출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KT와 함께 지배주주로 활동하는 우리은행으로부터 파견나온 30여명의 임직원은 비관적인 안팎의 전망에 잔류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케뱅은 우리은행 출신 CRO와 CFO 등이 건전성과 리스크를 관리해준 덕에 어려운 여건에도 견실히 성장을 해왔는데 이마저 힘들어질 수 있어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완화를 추진하며 개혁의 의지를 보이고자 하는 만큼 KT도 케뱅의 실질적 주인으로서 과감한 인적 쇄신을 통한 변화로 응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홈런 신기록
  • 그림 같은 티샷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