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문재인]文대통령이 말한, 미·중 분쟁보다 무서운 ‘이것’

15년 만에 도착한 저출산 청구서
올해부터 ‘인구 절벽’ 서막 열려
성장률 악화 ‘직격탄’…최대 악재
  • 등록 2020-01-12 오전 9:16:08

    수정 2020-01-12 오전 10:34:26

이미지=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주: 대통령의 일정은 정교하고 치밀하게(정치하게) 계획됩니다. 대통령의 발언뿐 아니라 동선 하나하나가 메시지입니다. 대통령의 시간은 유한하니까. 만일 대통령이 어딘가를 간다면, 어떤 것을 언급한다면, 꼭 이유가 있습니다. 보통은 통계로 확인되지요. 결국 문재인 대통령의 발자취를 찬찬히 따라가 보면 한국의 경제와 사회의 자화상이 나타납니다. 그 그림을 ‘한땀한땀’ 그려봅니다.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올해 세계 경제가 점차 회복되고 반도체 경기의 반등이 기대되고 있으나, 무역갈등, 지정학적 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은 여전합니다. 구조적으로는 잠재성장률이 하락하고 있고. 생산가능인구가 지난해보다 23만명 감소하는 어려움 속에 있습니다.”(7일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일 25분에 걸쳐 신년사를 낭독했습니다. 그 중 기자의 눈에 띈 것은 위 대목입니다. 문 대통령이 올해 다가올 경제 상황을 두 문장에 걸쳐 요약한 것이어서 입니다.

문 대통령은 올해와 달리 세계 경제가 회복되고, 반도체 경기도 반등될 시점이라는 점을 긍정 요소로 꼽았습니다. 다만 지난해 우리 경제를 갉아먹은 미·중 무역갈등이 올해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불안요소로 언급했습니다. 주목되는 것은 그 다음입니다. 생산가능인구가 지난해보다 23만명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올해와 다른 대표적 경제 악재로 꼽은 것입니다.

벼랑끝 생산가능인구, 올해부터 급감

제대로 된 분석입니다. 실제 미·중 무역전쟁도, 수출 악재도, 지정학적 분쟁도 아닌 인구감소가 우리 경제에 최대 악재가 될 것 같습니다. 올해가 그 본격적인 시작입니다.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올해부터 본격 감소합니다. 통계청 추계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의 ‘리즈시절(전성기)’은 불과 2년 전(2018년)입니다. 저출산 현상은 이미 십수년도 더된 일이지만 생산가능인구는 최근까지 계속 늘었습니다. 저출산 시기 태어난 아이들이 생산가능인구로 유입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렸으니까요.

2018년엔 생산가능인구가 3765만명에 달했습니다. 사상 최고치이자 10년 전보다 206만명(5.8%) 증가한 수치입니다. 20년 전보다는 452만명(13.6%), 30년 전보다는 무려 906만명(31.7%) 급증한 겁니다.

그러던 생산가능인구는 지난해(2019년) 약간 감소(전년 대비 6만명 감소)하더니 올해부터 급감하기 시작합니다. 올해는 작년보다 23만명 줄어들 것이 유력합니다. 앞으로 10년간은 341만명가량 감소한다고 합니다. 20년간은 871만명 줄어들고요, 30년 뒤엔 1287만명 줄어듭니다. 통계청의 분석입니다.

자료=통계청
바보야, 문제는 인구야

직격탄을 맞는 것은 경제성장률입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3%대 성장률은 앞으로 보기 어려울 가능성이 아주 큽니다. 잠재성장률 자체가 하락하기 때문입니다.

잠재성장률은 과도한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한 국가에 존재하는 자본과 노동 등 생산요소를 최대로 활용했을 때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입니다. 일반적으로 한 나라 경제의 기초 체력으로 해석됩니다. 잠재성장률이 하락한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 경제의 경쟁력이 악화된다는 의미입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9년~2020년중 잠재성장률은 2.5~2.6%로 추정됩니다. 2011년~2015년(보통 잠재성장률은 단일 연도가 아니라 일정 기간을 단위로 발표됩니다)엔 3.0~3.4%였는데 5년~10년 만에 대략 0.65%포인트 떨어진 겁니다.

잠재성장률이 하락한 가장 큰 요인은 인구 때문입니다. 그간 인구가 늘긴 늘었지만 점점 더 완만한 기울기로 늘면서, ‘노동투입’ 증가율도 둔화되고 있었거든요.

2019~2020년 잠재성장률을 2.5%라고 하면, 그 중 노동투입의 기여분은 0.3%포인트였습니다. 2011~2015년 잠재성장률을 3.2%라고 딱 짚었을 때 노동투입 기여분은 0.7%포인트였습니다. 그동안 노동투입이 잠재성장률에 기여하는 정도가 0.4%포인트나 줄어들었다는 겁니다.

같은 기간 근로시간이나 경제활동참가율, 노동의 질은 거의 변하지 않았는데, 15세이상 인구가 줄어든 것이 노동투입 기여분이 줄어들게 된 결정타였다는 것이 한은의 분석입니다.

2020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급감 구간에 진입하면서 잠재성장률이 추락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자료=한국은행
인구감소, 불보듯 뻔하지만…답이 없다

더 큰 문제는 딱히 답이 없다는 겁니다. 인구 추락과 그에 따른 경제활력 저하는 선명한데, 답은 당최 보이지 않습니다.

일단 정부는 출산율 제고정책을 지속하되 줄어드는 인구에 당장은 적응하자는 입장입니다. 지난해 정부는 “그간의 출산율 제고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저출산·고령화가 심각하다”며 “기존 출산율 제고정책을 지속 추진하는 동시에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적응력 강화정책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존의 출산율 제고정책이 그간에도 듣지 않았는데 갑자기 먹혀들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결국 경제성장률도 세계에서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둔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더욱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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