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아시죠?” 수화기 너머 낯익은 목소리… 천사가 찾아왔다

  • 등록 2022-12-23 오전 6:03:47

    수정 2022-12-23 오전 6:03:47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경남모금회)에는 낯익은 목소리의 전화 한 통이 왔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매년 이맘때 찾아온 익명의 기부자였는데, 그는 4700여만 원을 놓고 간 뒤 중증질환을 겪고 있는 아동·청소년들을 위해 사용해 달라고 부탁했다.

22일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실 앞 모금함에 놓고간 익명 기부자의 성금과 편지. (사진=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경남모금회에 따르면 22일 오전 8시 40분께 사무국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수화기 너머 기부자는 “저 아시죠?”라고 운을 떼며 “1년간 모은 적금을 보낸다. 중증질환을 겪고 있는 아동·청소년들의 병원비로 사용되길 바란다. 내년에 또 연락드리겠다”라고 밝혔다.

통화를 마친 모금회 직원은 곧장 복도에 있는 모금함을 살폈고 모금함 뒤에는 두툼한 신문지 뭉치를 발견했다. 신문지를 펼치자 손편지와 함께 5만원권, 1만원권 등 총 4749만 4810여 원의 현금이 들어 있었다.

꾹꾹 눌러 쓴 편지에는 “병원비로 힘겨워하는 가정의 중증 병을 앓고 있는 청소년 이하 아동들의 의료비로 사용되길 바란다. 내년에는 우리 이웃들의 어린이들이 아픔이 뭔지 모르길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린다”라고 적혀 있었다. 편지의 말미에는 “2022년 12월 어느 날”이라고도 덧붙였다.

이 기부자는 수년째 신분을 밝히지 않고 연말마다 경남모금회에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부터는 연말은 물론 안타까운 사건·사고가 있을 때마다 어김없이 발신 제한 번호로 기부하겠다는 전화를 걸어온다고 한다.

올해도 그는 이미 3번이나 기부했다. 지난 3월 강원·경북 산불과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지원에 600만원, 지난 11월 이태원 참사 피해자와 유족 지원에 1000만원을 보냈다. 지난 2017년부터 41차례에 걸쳐 그가 기부한 금액은 총 5억 4500여만 원에 달한다.

경남모금회 관계자는 “보내주신 성금과 손편지를 보니 지난 1년간 기부를 준비한 마음이 느껴진다”며 “기부자님의 바람대로 아픈 아이들이 건강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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