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건폭 엄벌 후 생산성 ‘업’...건설현장 적폐 근절 계기돼야

  • 등록 2023-12-08 오전 5:00:00

    수정 2023-12-08 오전 5:00:00

정부의 ‘건폭(건설 현장 폭력)과의 전쟁’ 이후 건설현장 폭력 등으로 기소돼 1심 재판을 받은 144명 전원이 유죄판결을 받았다고 한다. 작년 한 해 1심 재판 전체에서 실형이 선고된 비율이 7%라는 점을 감안하면 극히 이례적이다. 건폭은 거대 노조를 등에 업고 업무를 방해, 금품까지 갈취하는 불법행위일 뿐 아니라 결과적으로 건설 비용을 높이고 부실 공사를 야기해 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는 악성 범죄다. 유죄율 100%는 법원이 이를 분명히 인정하고 엄중히 책임을 물었다는 방증이다.

정부는 작년 12월부터 건설 현장의 불법행위를 대대적으로 단속했다. 노조의 채용이나 장비 사용 강요, 현장 출입 방해나 작업 거부 등에 대해 공동 공갈, 업무 방해 등의 혐의를 적용, 재판에 넘긴 인원만 8월 기준 4829명에 달한다. 지난 3월부터는 월례비 등 뒷돈을 따로 받는 타워크레인 기사에 대해 최대 1년간 면허정지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여기에 건폭에 대한 사법당국과 법원의 엄벌기조가 이어지면서 건설현장이 평온을 찾고 있다. 작업을 방해하는 노조시위나 고의 태업이 사라지면서 작업 효율이 크게 올라갔다는 평이다.

건폭과의 전쟁 이전만 해도 건설현장은 무법천지였다. 문재인 정부 시절 친노조정책으로 공권력이 노조의 불법행위까지 방관한 결과다. 윤석열 정부가 지난 1년간 건폭으로 구속한 인원이 151명인데 문 정부 5년간(2018∼2022년) 구속 인원은 16명에 그친다. 현 정부 들어 법과 원칙에 따른 건설현장 규율이 잡히고는 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거대 노조의 불법 폭력 행위는 급감했어도 지방 소규모 현장에선 건설 폭력배들이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기 때문이다.

‘유령 노조’를 만들어 발전 기금 명목으로 돈을 뜯거나 사소한 위반 사항을 꼬투리 삼아 금품을 갈취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건폭과의 전쟁이 단발성으로 끝나선 안 되는 이유다. 정부는 그런 면에서 현장 단속을 지속적으로 촘촘히 전개해야 한다. 노조 불법을 근본적으로 척결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노조가 상식에서 벗어난 요구를 할 수 없도록 가이드라인을 구체화하고 불법 뒷돈을 주고받는 경우 노조원은 물론 고용주까지 처벌하는 양벌 규정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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