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호황 르포①]"6개월 일하고 1년치 보너스 달라"는 美직원들

구직자가 甲..월가 '1년 치 보너스는 관행' 자리잡아
사람 뽑아도..더 나은 직장 찾아 떠나기 일쑤
완전고용 상태..전문가들 "근로자 찾기 어렵다"
  • 등록 2018-08-08 오전 6:00:00

    수정 2018-08-08 오전 7:38:50

△미국 고용시장이 호황기를 맞고 있다. 회사들은 직원을 구하기 위해 월급은 물론 성과급 등 고용조건을 올려 부르고 노동자들은 두둑해진 임금을 바탕으로 소비를 하는 선순환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5월 4일 뉴욕주식시장 모습. 이날 미국 실업률이 역사적 최저 수준인 3.9%까지 떨어졌다는 소식이 나오자 다우지수는 300포인트 오르며 장마감했다.[사진=AFP 제공]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올해 7월에 입사 계약을 했는데, 연말 보너스를 1년 치 모두 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별수 있나요. 요즘 사람 구하기가 얼마나 어려운데요.”

익명을 요구한 월가(街)의 A금융사 한국계 간부 제임스 리(가명·47)씨는 최근 경력직 펀드매니저 1명을 채용했다고 한다. 리씨는 구직 면접자의 요구가 너무 당돌해 수소문해 보니, 요즘 언제 채용을 하더라도 ‘1년 치 보너스’는 무조건 줘야 하는 게 관행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리씨는 “레이버 마켓(Labor market·고용시장)이 호황은 호황인가 보다”라며 “연봉을 전 직장 연봉보다 20%나 올려줬는데도, 구직자가 오히려 더 당당하게 나오더라. 웬만한 페이(pay·봉급)로는 사람을 구하는 게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최근 코트라(KOTRA) 뉴욕 무역관에서도 여러 단계의 면접을 걸쳐 경력직 최적임자 2명을 낙점했는데, 이들 모두 다른 회사에 이중합격돼 출근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코트라 관계자는 “4년 가까이 미국에 있으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다시 모집공고를 내야 할 판”이라고 전했다.

미국 유명 드라마 ‘섹스 앤드 더 시티(Sex And The City)’로 잘 알려진 뉴욕 맨해튼의 고급 레스토랑 ‘타오 업타운(TAO Uptown)’의 매니져 릴리 조나단(34)씨는 “주변 다른 고급 레스토랑에서 더 많은 페이로 직원을 빼 가기 일쑤”라며 “종업원 구하기가 만만찮다”라고 말했다.

그는 “손님은 넘쳐나 일손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페이를 올려준다고 해도, 예전같이 사람들이 잘 오지 않으려고 한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미국의 고용시장은 ‘견고함’(Solid)을 넘어 ‘강함’(Strong)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최근 실업률은 석 달(5월~7월) 연속 3%대를 기록했다. 실업급여 신청자 수는 1969년 이후 최저다.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완전고용이란 인플레이션 압력 없이 달성할 수 있는 가장 낮은 실업률을 뜻한다. 전미자영업연맹(NFIB)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홀리 웨이드는 “숙련 노동자든 비숙련 노동자든 노동시장이 매우 빠듯해졌다”며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보다 더 많은 기업이 근로자들을 찾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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