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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관계자는 16일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두 차례에 걸쳐서 산후조리원을 평가해 등급을 매기는 방법 도입을 놓고 시범평가를 진행 중”이라면서 “세부사항을 확정하면 이르면 내년부터 본평가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관리 밖에 있었던 산후조리원을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평가해 서비스 질 향상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산후조리원 서비스질 5단계로 나눠 평가
평가 항목은 구체적으로 △산후조리 인력의 적정성 및 전문성 △시설 적정성 △모자동실비율 △산후조리서비스 질 관리 및 의료기관연계 △감염관리 등을 포함한다. 각 항목별로 점수를 매겨 이를 토대로 다섯 단계로 등급화(S, A, B, C, D)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3년~2015년 출생한 자녀를 둔 기혼여성 중 산후조리원을 이용한 비율은 59.8%나 된다. 초저출산에도 불구 출산후 산후조리원 이용이 문화로 자리잡으면서 산후조리원 수도 급증세다. 지난 2009년 419개였던 산후조리원은 2016년 기준 612개로 연 평균 6.6%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산후조리원이 관리 사각지대에 방치돼 신생아 집단 감염사고도 빈발하고 있다. 산후조리원 이용 신생아의 의료기관 이송 수는 지난 2009년 6명에 불과했지만, 2015년에는 238명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로타바이러스와 감기, RS(호흡기융합세포)바이러스 등 전염성이 강한 감염발생비율이 전체 감염의 64.3%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복지부는 지난해 이미 1차 시범평가를 마쳤고 올해 2차 시범평가를 진행 중이다. 현재 육아정책연구소에서 2차 시범평가 결과 분석과 산후조리원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인센티브 부여 방안 등을 연구 중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평가지표 위주로 진행 중”이라면서 “연구 결과가 나오면 인센티브 등에 대해서 의논해본 뒤 내년부터 본평가에 바로 들어가거나 미흡하다고 여겨지면 시범평가를 한번 더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용 거품 줄어들 것” Vs “지원없이 관리만”
본평가에 들어가면 평가 대상은 전국 모든 산후조리원이 된다. 다만 도입 초기 혼란을 최소화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들에 대해 한번에 동시 평가하기보다 3년에 걸쳐 3분의 1씩 대상을 나눠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임신부들은 반기고 있다. 산후조리원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지표가 생긴다면 비용 거품이 줄어들 수 있고 조리원을 선택할 때도 참고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내년 3월 출산 예정인 김유정(34)씨는 “산후조리원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면서 품질관리나 비용 등 측면에서 믿을만한 곳을 찾기 어려웠는데 객관적인 지표가 생긴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다만 정부가 얼마나 실효성 있게 평가할 수 있을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평가를 받게되는 입장인 산후조리원은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객관성과 실효성 등이 의문이라는 것이다.
한 산후조리원 업계 관계자는 “산후조리원은 정부의 보조를 전혀 받지 않는 서비스업인데도 정부에서 관리를 하겠다는 자체가 말이 안된다”면서 “정부에서 등급을 매기는 자체가 형식적일 수 밖에 없다. 전형적인 인기영합주의적 발상에서 시작한 실효성 없는 정책”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