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지주·현대차·삼성물산…'지주사 쇼핑'에 빠진 기관들

12월 신한지주·현대차·삼성물산 등 매수세 몰려
지배구조 개편 지속…배당 등 주주친화정책 강화 기대
올해 사모펀드 경영참여 활발…주주권 행사↑
"낮은 배당성향, 기관 비중높은 종목 주목해야"
  • 등록 2019-01-03 오전 5:40:00

    수정 2019-01-03 오전 5:40:00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국내 증시에서 기관이 지주사주(株) 쇼핑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본격화된 삼성·현대차 등 대기업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올해에도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사모펀드 활성화와 맞물려 주주행동주의 펀드 행보가 본격화되면서 지주사의 기업가치가 재평가될 전망이다.

기관 지주사 집중 매수…지배구조 개선 기대+배당매력

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기관은 지난해 12월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1752억원 순매수했다. 11월 2179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던 기관은 한 달 만에 순매수 전환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연말 증시 변동성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1조원 넘게 사들였다.

신한지주(055550)(1114억원) 현대차(005380)(1099억원) 삼성물산(028260)(1069억원) 한진칼(180640)(1069억원) 등에 매수세가 몰렸다. 이에 따라 지난달 한달간 현대차는 10% 이상 올랐고 삼성물산은 3% 가까이 상승했다.

신한지주는 오렌지라이프(079440)·아시아신탁 지분 인수를 통한 이익 성장 기대감이 작용했고 현대차는 지난달 수소전기차 중장기 로드맵 효과를 봤다.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삼성물산은 저가 매력이 부각됐으며, 한진칼은 지배구조 개선 기대가 커지면서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연말 배당시즌이 도래하면서 배당매력이 부각된 점도 일조했다.

특히 한진칼의 경우 지난해 11월 사모펀드 케이씨지아이(KCGI)가 2대 주주로 등극하면서 지배구조 개선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형 행동주의펀드의 서막을 알린 KCGI는 최근 한진칼 지분 1.8%를 추가 매입하며 지분율을 10.81%로 늘렸다.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표 대결도 예상되는 만큼 권리주주 확정을 앞두고 기관의 매집이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주총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2명의 사외이사 교체 시도가 있을 것”이라며 “최근 기관의 한진칼 주식 순매수는 주총 표대결 가능성에 따른 주가 변동성 확대에 베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도적 압박에 지배구조 개편 지속…주주친화정책 강화 기대

국내 증시에서 그간 지주사들은 지배구조 개편 규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가 할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다양한 경제민주화법안들이 발의되고 대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하면서 모멘텀이 강화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5개 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하거나 추진했다. 삼성·롯데·현대중공업·대림·현대백화점 등은 순환출자를 해소했으며, 효성·현대산업개발은 지주사 체제 전환을 이뤘다.

올해에도 제도적인 압박 속에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전속고발제 폐지와 사익편취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다. 또 올해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유가증권 상장사 189곳의 기업지배구조 공시가 의무화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연초부터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가시화될 것으로 여겨진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달 총 2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히고, 정의선 수석부회장 수석부회장 중심의 임원진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현대글로비스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설에 주목하면서 주주친화정책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주권 행사 강화…“낮은 배당성향, 기관 비중높은 종목 주목”

더불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이에 따른 기관의 주주권 행사로 지주사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오는 3월 정기 주총에서 주주친화 관련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국민연금이 위탁운용사에 의결권 행사를 위임하고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여부에 가산점을 부과하는 첫 해이기도 하다.

사모펀드 규제완화로 KCGI와 같은 외부투자자의 경영참여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의 10% 룰 규제가 폐지되고, 전문투자형과 경영참여형 사모펀드에 대해 공통으로 완화된 규제가 적용되면서 사모펀드의 활발한 경영참여 움직임이 예상된다. 소극적인 주주제안에서 벗어나 기업인수, 의결권 대결 등 적극적인 주주권이 행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의결권 행사를 주도하는 행동주의 펀드에 대한 수요가 커지며 관련 펀드로의 자금 유입 규모도 증가하고 있다”며 “오너 중심의 기업지배구조에서 주주 중심의 기업지배구조로의 변화는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지주사 중에서도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 낮은 배당성향을 보유하고 있고 기관 비중이 높은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올해 실적 턴라운드가 기대되는 자동차, 유틸리티, 조선, 유통 등의 업종을 영위하는 자회사를 주력으로 두고 있는 지주사가 상대적인 우위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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