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보유자 지정 문제가 문화예술계 이슈로 다시 떠올랐다. 문화재청이 4년 전 논란이 됐던 태평무의 예능 보유자 인정 조사를 재개하자 일부 무용계 관계자들이 다시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태평무의 무형문화재 보유자 지정 논란의 원인은 무엇인지, 무형문화재 지정 절차에 개선점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살펴봤다. [편집자]
[이데일리 이정현·장병호 기자] “불공정 무형문화재 보유자 선정 강행을 규탄한다.”
‘무용분야 무형문화재 보유자 불공정 인정심사에 대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최근 두 차례 성명을 내고 국가무형문화재 태평무의 보유자 인정 조사에 나선 문화재청을 비판하고 나섰다. 김매자 창무예술원 이사장, 성기숙 한국종합예술학교 교수를 비롯한 중견 무용계 관계자 63명이 비대위 공동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이 두 번이나 성명서를 낸 것은 무형문화재 태평무에 대한 보유자 선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비대위는 “정권을 넘나들며 불공정 행정이 지속 되고 있다”며 “특정인을 보유자로 선정하기 위한 정·관 및 문화계 카르텔의 견고한 유착의 소산”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태평무는 무용가이며 명고수였던 한성준(1874~1942)이 경기 지역의 무속춤을 재구성한 춤으로 알려져있다. 한성준의 직계 손녀인 한영숙(1920~1989), 제자인 강선영(1925~2016)이 그 뒤를 이어 받아 태평무를 전수해왔다. 1988년 국가무형문화재 제92호로 지정됐으며 강선영이 보유자로 인정됐다. 태평무는 무용가이며 명고수였던 한성준(1874~1942)이 경기 지역의 무속춤을 재구성한 춤으로 알려져있다. 한성준의 직계 손녀인 한영숙(1920~1989), 제자인 강선영(1925~2016)이 그 뒤를 이어 받아 태평무를 전수해왔다. 1988년 국가무형문화재 제92호로 지정됐으며 강선영이 보유자로 인정됐다. 현재 강선영류 태평무는 이현자·이명자·양성옥이 이어가고 있다. 한영숙류 태평무는 고 정재만·이애주·박재희·김숙자·김응화·김영미 등이 있으며 현재 이애주는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예능보유자로 되어 있다.
|
논란이 된 것은 문화재청이 보유자로 인정예고한 양 씨가 강선영의 제자들 중 가장 후배였기 때문이다. 또한 양 씨가 신무용계를 대표하는 김백봉계의 제자라는 점도 비판의 근거가 됐다. 당시 비대위는 양 씨에 대해 “태평무의 원형과 정통성을 벗어나 ‘서양춤의 한국화’의 산물인 신무용 주자라는 점이 치명적 한계”라고 지적했다. 또한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 선정을 위한 심사위원의 편파구성 및 자격 논란, 콩쿠르식 심사방식, 특정 학맥의 영향력 행사 등 다양한 의혹을 제기했다.
문화재청은 무용계의 반발 속에 결국 보유자 인정을 보류했다. 그러나 문화재청이 다시 무형문화재 보유자 인정조사 절차를 시작하자 무용계가 다시금 문제제기에 나선 것이다. 문화재청은 4년 전 조사 결과를 재검토해 11명의 후보자 군을 가린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는 “기준이나 절차가 불명확한 상황에서 어떻게 11명을 선정했는지 설명이 필요하다”며 “우리 문화유산을 왜곡·변질시키고 무용생태계를 뒤흔들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문제를 제기하는 쪽에서 무용 부문 보유자 선정을 백지화하라는데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국가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유자를 지정해야 하는 만큼 절차에 따라 진행을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