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 타이틀' 준 제도 지키기"…서울대 촛불집회 보는 다른 시선

  • 등록 2019-08-29 오전 2:55:00

    수정 2019-08-29 오전 2:55:00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사퇴를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서울대에서 두 차례에 걸쳐 열린 가운데, 이 집회를 비판하는 내용의 대자보가 학교에 붙어 눈길을 끌고 있다.

27일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터널에는 서울대 학생으로 추정되는 이가 ‘K’라는 이름으로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걸었다.

K는 먼저 최근 서울대 총학생회가 조 후보자 사퇴를 요구하고 이를 언론에서 대거 보도하는 행태를 거론했다. 그러면서 “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훗날 그것이 우리 학교 학생의 모든 여론인 마냥 왜곡되어 기억될 것을 우려해 감히 글을 쓰며 묻는다”며 대자보를 내건 이유를 밝혔다.

K는 “우리는 정말 당당한가. 우리가 조국 후보를 향해 외치는 정의는 과연 어떤 정의인가”라고 물으며, 학생들이 조 후보자에 맞서 집회를 연 행동의 정당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K는 “조 후보 딸에 대해 우리가 부러움을 느끼고 박탈감을 느끼고 분노를 느끼는 것이 설사 자연스러운 감정의 발로라 하더라도, 거기에 정의와 공정의 수사를 덧붙이기에는 진실로 그 가치들이 향하고 구현되어야 할 부분들이 너무나 많지 않느냐”고도 물었다.

K는 “우리의 분노를 두고 청년 세대의 정의감을 얘기하기에는, 우리가 못본 체 했으며 모른 체 해온, 최소한의 사회적 정의도 제대로 누려보지 못한 청년들이 너무나 많지 않느냐”며, 지하철 구의역 사고, 태안 화력발전소 사고 등으로 젊은 나이에 숨진 청년들의 삶을 거론했다.

K는 집회에 나선 학생들에 대해서도 “적어도 우리들만큼은 나름 소소한 승리를 거둬온, 그리하여 이처럼 언론들의 주목도 용이하게 받을 수 있게 한 학벌 타이틀을 쥐어 준 현 사회 제도를 보다 철저히 수호하고 강화하기 위한 촛불 아니냐”고 되물었다. 촛불집회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학생들의 배타적인 욕망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의심인 셈이다.

K는 다만 조 후보자에 대한 지지 의도는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나 또한 그가 자녀 문제에 대해 보인 태도에 철저한 반성을 촉구한다”며, 각종 논란과 관련해 조 후보자가 당당할 수 없는 입장임을 지적했다.

한편 28일 저녁 서울대학교에서는 조 후보자 사퇴를 요구하는 2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주최 측은 5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1차 집회와 달리 2차 집회에는 8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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