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웅·남윤호 "우리는 영혼의 동지 같은 예술적 파트너"

연극 '코리올라누스'로 무대 복귀
역삼동 LG아트센터 마지막 기획공연
로마 영웅 그린 셰익스피어 마지막 비극
"팬데믹 시대 반영, 비극 속 희망 전할 것"
  • 등록 2021-07-01 오전 6:00:00

    수정 2021-07-01 오전 6:00: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2014년 겨울 뉴욕에서 남윤호 배우와 한 달 정도 같이 지낸 적이 있어요. 같이 공연을 보러 다니면서 나중에 ‘코리올라누스’를 꼭 같이 하자고 했어요. 가볍게 한 말이 현실이 됐네요. 하하하.”(양정웅 연출)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총연출을 맡았던 연출가 양정웅(53), 그리고 한국인 배우 최초로 영국왕립연극학교를 졸업하고 영국에서 활동해온 배우 남윤호(본명 유대식·37)가 오랜만에 연극 무대 복귀를 준비 중이다. 오는 3일부터 15일까지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선보이는 연극 ‘코리올라누스’다.

연극 ‘코리올라누스’의 양정웅(오른쪽) 연출, 배우 남윤호가 최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최근 LG아트센터에서 만난 두 사람에게서 같은 예술적 영감을 공유하는 끈끈한 동지애를 느낄 수 있었다. 남윤호가 “이전까지는 연출님을 대하는 게 조금 어려웠지만, 이제는 영혼의 동지이자 예술적 파트너 같다”고 말하자 양정웅 연출은 “남윤호 배우도 나와 같은 미학을 추구하고 있어 이번 작업이 더욱 재미있고 즐겁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남윤호가 국내에서 배우로 본격적인 활동을 한 곳이 양정웅 연출이 대표로 있는 극단 여행자였다. 특히 두 사람은 ‘로미오와 줄리엣’ ‘페리클레스’ 등 셰익스피어의 대표작을 함께 작업하며 탄탄한 호흡을 과시해왔다.

‘코리올라누스’는 셰익스피어가 남긴 마지막 비극이다. 로마를 구한 장군에서 시민의 반역자로 추락한 비극적 영웅 코리올라누스의 이야기를 그린 역사극으로 국내에선 자주 소개되지 않았던 작품이다.

국내 최고의 셰익스피어 전문가로 손꼽히는 양정웅 연출이 연극 복귀작으로 ‘코리올라누스’를 선택한 데는 시의성이 한몫을 했다. 그는 “팬데믹의 영향으로 사회 전반이 각종 갈등으로 분리되고 있는 지금, 인물들 간의 첨예한 갈등과 대립을 그린 ‘코리올라누스’가 시사하는 점이 크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연극 ‘코리올라누스’의 양정웅(오른쪽) 연출, 배우 남윤호가 최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남윤호에게도 셰익스피어는 특별하다. 아버지인 배우 유인촌이 국내서 ‘햄릿’을 가장 많이 연기한 배우로 손꼽히기 때문이다. 남윤호는 “6~7세 때 아버지가 출연한 ‘햄릿’을 본 것이 공연장에 대한 나의 첫 번째 기억”이라며 “연극의 기본은 셰익스피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셰익스피어 작품을 색다르게 재해석해온 양정웅 연출은 이번 ‘코리올라누스’에선 원작에 충실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흑백 느와르 영화처럼 전체적인 무대 콘셉트를 흑백의 지하벙커로 꾸민다. 남윤호는 이번 공연에서 공동 각색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는 “영국에서 활동하면서 셰익스피어 작품이 지닌 원어의 맛을 어떻게 현대적으로 살릴 수 있을지 고민해왔다”며 “최대한 원어의 맛을 살리도록 연출님과 함께 각색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은 내년 서울 강서구 마곡동으로 이전하는 LG아트센터가 21년간의 역삼동 시대를 마무리하며 선보이는 마지막 기획공연이다. 양정웅 연출과 남윤호는 “셰익스피어의 비극은 늘 새로운 시작을 함께 이야기한다”고 이번 공연의 의미를 덧붙였다.

“남윤호 배우가 지금보다 더 성장해 40대가 됐을 때 함께 ‘햄릿’을 마곡동 LG아트센터에서 작업하고 싶네요. 그때는 제가 아니라 남윤호 배우가 저를 선택하는 위치가 돼 있을 겁니다.”(양정웅 연출) “언젠가는 그런 기회가 오겠죠. 그때까지 더 숙성하겠습니다.”(배우 남윤호)

연극 ‘코리올라누스’의 양정웅(왼쪽) 연출, 배우 남윤호가 최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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