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새판 짜겠다'는 정부…"삼성은행 나오지 않는 한~"

금융당국, 은행 경쟁력 방안 TF 꾸리고 킥오프
스몰라이선스ㆍ챌린저뱅크, 추가 인뱅 인가 검토
영국식 챌린저뱅크 사례 주로 참고할 듯
전문가 “과점 깨기엔 역부족...챌린저뱅크도 서브은행 수준"
  • 등록 2023-02-23 오전 6:30:08

    수정 2023-02-23 오전 8:34:43

[이데일리 전선형 유은실 기자] 국내 은행들의 과점 체제를 깨기 위한 대규모 수술이 시작됐다. 은행들이 과점이라는 지위를 활용해 손쉽게 순익을 내고, 투자보다는 자신들의 성과급 지급에 몰두하며 금융당국의 눈총을 산 결과라는 지적이다. 일단 금융당국은 과점을 깨기 위해 다양한 플레이어의 등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견제 세력이 있어야 긴장을 한다는 것이다. 이에 챌린저은행과 제4인터넷은행 설립이 유력하게 나오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은행 진입장벽 낮아질까…영국사례 참고


2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개선 TF’를 통해 은행권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한다. 대안으로는 스몰라이선스·챌린저 뱅크 그리고 제4인터넷은행 설립 방안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관계자는 “TF에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은 없으나, 챌린저은행, 추가 인터넷은행 설립 등을 모두 포함해 다양한 방안들을 논의한다고 보면 된다”며 “영국의 사례를 주로 참고해 면밀하게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기존 은행들을 긴장시킬 ‘메기’의 등장이다. 현재 가장 유력하게 논의되는 방안은 두 가지다. 추가 인터넷은행 설립과 비슷한 방식의 챌린저뱅크다. 인터넷은행은 현재 국내에 카카오ㆍKㆍ토스뱅크 등 3곳이 인가돼 영업 중이다. 2017년에 지금처럼 시중은행들의 과점 체제를 바꾸고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취지로 출범했다. 3곳의 은행들이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낮은 금리와 수수료 무료 등 획기적인 서비스를 내놓으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저금리 상황에서 2%대 수준의 대출상품까지 내놓으면서 고신용 고객까지 싹쓸이했다.

현재 제4인터넷은행에 도전할 것으로 거론되는 곳은 네이버(035420), 키움증권(039490) 등이다. 네이버의 경우 현재 금융상품판매대리·중개업자 신분으로 금융업에 발을 들이고 있다. 직접 금융업무는 할 수 없지만, 제휴를 통해 통장을 만들고 대출 중계 업무를 하면서 영역범위를 확장 중이다. 은행업종 라이선스를 받는다면 제휴를 떼어내고 직접 여ㆍ수신 업무를 진행하며 규모를 키울 수 있다. 키움증권의 경우 인터넷은행 도입 시기부터 꾸준히 관심을 두고 있는 곳이다. 예비인가신청도 낸 경험이 있어 제4인터넷은행 설립이 추진된다면 설립을 추진할 가장 유력한 후보다.

추가 인터넷은행과 더불어 챌린저은행의 설립도 중점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챌린저뱅크란 영국이 금융 시장의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지난 2013년 도입한 제도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기존 인터넷은행과 유사하지만, 종합 은행업 라이선스를 받는 게 아니라 개인영업, 기업영업, 주택담보대출 등 특정 서비스에 특화돼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영국의 레볼루트는 환전과 해외송금에 특화된 챌린저뱅크다. 환전앱을 운영하는 핀테크업체로 시작해 지급결제계좌 발급을 기반으로 환전 수수료, 해외카드사용 수수료, 송금 수수료, 해외 ATM 수수료 등을 없애며 고객을 확보했다. 영국의 대표 챌린저뱅크인 몬조도 선불카드 서비스로 시작해 이를 기반으로 실시간 지출습관 분석, 카드 분실시 앱 활용 서비스 중지, 신속한 모바일 송금 등 스마트폰 세대에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인뱅도 반짝 효과…공룡 흔들긴 어려워

다만 두 가지 방안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실상 해당 대안들이 모두 핀테크사들의 성장을 뒷받침해줄 뿐, 은행업의 경쟁을 촉진하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실제 현재 운영 중인 인터넷은행의 경우도 출범 초기애는 획기적인 서비스와 낮은 대출금리, 높은 파킹통장 금리로 이목을 끌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기존 은행과의 변별력이 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오히려 인터넷은행들의 대출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 고객 불만까지 터지며 인기도 떨어졌다.

영국의 챌린저뱅크도 자국 내 인기는 높지만, 결국 기존은행의 보조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런던사무소가 2021년 12월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기존은행의 카드사용률이 전체의 83%에 달했지만, 챌린저뱅크(온라인 전용은행) 은행의 카드사용률은 17% 수준이었다. 특히 은행계좌 보유액도 고객 절반이 1000파운드(157만원) 수준을 넣고 있었다. 기존 은행의 보조 수단으로 자리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인터넷은행과 챌린저뱅크 설립 대상인 국내 핀테크업체들도 은행업종에 대한 까다로운 인가 요건 때문에 대부분 ‘스몰라이선스’나 ‘혁신금융 기한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챌린저뱅크 규모가 작은 곳인데, 이들이 시중은행과 경쟁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시중은행을 견제하려면 조달비용을 낮게 할 수 있는 대기업이어야 하는데, 대기업들이 금융권에 들어온다면 또다른 특혜 문제를 낳을 수 있고, 금산분리 등 법적인 개정도 이뤄져야 해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대형 금융기관을 당장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인터넷뱅크, 챌린저뱅크, 스몰라이선스를 도입한다면 도움은 되겠지만, 과점을 깰 수 있는 제대로 된 대안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금융당국이 이야기 하고 있는 건 현재 은행들의 구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강화된 관리·감독 차원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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