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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씨는 2007년 지인을 통해 호기심에 필로폰을 처음 접한 뒤 마약 사범으로 경찰에 붙잡혀 교도소에 수감되던 2017년까지 10년 넘게 마약에 빠져 살았다고 했다. 필로폰 이전에는 20대 때 일본에서 수년간 도박을 하며 접한 대마 경험도 있다. 마약과 도박의 늪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해 이혼의 아픔과 망가진 일상을 겪던 그에게 첫 교도소 생활은 ‘전화위복’이 됐다.
한씨는 “매일 몇 시간 간격으로 이른바 ‘생활뽕’을 할 정도로 마약 중독이 심했던 당시 함께 마약을 했던 일행이 잡히면서 함께 구속돼 실형을 살았다”면서 “‘여기 들어오지 않았으면 (마약 중독으로) 죽었을 것’이란 다른 수용자의 말을 듣고, 교정시설 내 마약 치료 과정에 지원해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느날 특강을 온 박영덕 중독재활센터장이 ‘저도 중독자다, 마약 투약을 25년 했는데 20년째 단약하고 있다’는 말에 귀가 번쩍 뜨였다”고 했다.
한씨는 “처음엔 매주 몇 차례, 지금도 매달 한 번씩 꾸준히 병원을 다니며 진료와 상담을 받고 있다”면서 “주변에서 단약을 잘 해오다가 20년 만에 한 번에 무너지는 경우가 있다, 마약 중독도 고혈압과 당뇨병처럼 죽기 전까지 평생 의지를 가지고 관리해야 하는 ‘질병’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 마약을 하며 알고 지내던 이들의 접근과 유혹을 차단하고 주변 환경을 싹 바꾸는 단절의 노력도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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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씨는 어엿한 단약 선배이자 중독재활센터와 인천참사랑병원의 회복상담사로 활동하면서 각종 NA 모임을 이끌어 가고 있다. 여기에 전국 교도소와 각종 시설을 바쁘게 오가며 단약 교육을 위한 강의도 하고 있다.
끝으로 그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젊은층의 마약 투약이 빠르게 늘고 있는데, 범죄자로 낙인 찍기보다 예방과 치료가 우선되는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전문가 양성 지원을 통해 학교 등 관련 기관에서 마약 예방교육을 강화하고, 전국 어디에서도 치료와 재활을 도울 수 있는 시설 등 인프라 확충과 접근성 확대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마약 중독자의 회복과 치료를 돕는 중독재활센터는 현재 서울과 부산 단 두 곳뿐이다. 이르면 올 하반기 대전에 개소를 앞두고 있는 등 전국 17개 시도에 설립을을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