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민주노총의 몽니가 불편한 까닭

  • 등록 2017-11-14 오전 6:00:00

    수정 2017-11-14 오전 6:00:00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문재인 정부가 출범 이후 최저임금 인상,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그동안 노동계가 요구해온 정책들을 이행 중이지만 민주노총은 아직도 성에 차지 않은 모양이다.

새 정부는 보수정권 집권기간인 지난 9년 동안 노동계가 소외당했다면서 이번 정부에서는 노동계의 의견을 수렴해 국정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는 재계의 반발을 무릅쓰고 노동계의 요구를 적극 수용한 정책을 펴왔다.

7월에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시급 6470원) 대비 16.4% 인상한 7530원으로 결정했다. 9월에는 2대 지침(일반해고·취업규칙 변경)을 폐기했다. 또 지난달에는 853개 전 공공기관에 대한 실태조사를 마친 후 2022년까지 20만 50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지난 12일 서울 도심(서울광장 등)에서 5만여명의 조합원들을 모아놓고 노동법 개정, 한상균 위원장 등 구속 노동자 석방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노동계를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는 불참하는 등 정부와의 대화는 거부한 채 일방적으로 자신들의 요구만 강요하는 모양새다.

상대적으로 한국노총은 정부의 속도조절 요청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등 유연한 모습이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10일 열린 한국노총 및 산별노조 대표자와의 간담회에서 “노동문제와 관련해 조금 천천히 갔으면 한다”고 당부했고,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장시간 노동문제 등은 당장 해결하면 좋겠지만 장관님 말씀처럼 (시간을 두고) 적법한 절차를 밟아서라도 해결이 잘 됐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노동정책을 만들 때에는 정부 못지않게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노동계의 역할도 중요하다. 노동계가 정부의 정책 방향이 잘못됐다고 판단할 때에는 비판의 날을 세우더라도 의견이 같을 때에는 힘을 합치고 격려해줘야 한다.

주말 민주노총 집회 기사에 댓글 중에는 ‘대기업 귀족노조가 적폐세력’이라는 비난이 적지 않았다. 싸워야할 때와 대화해야할 때를 구분하지 못하면 결국 소외되고 외면당할 뿐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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