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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싼타페의 진화한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최근 사전계약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2.0 디젤 모델을 일산 킨텍스를 출발해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을 돌아오는 약 80km 구간을 시승했다.
차체 크기는 길이 4770㎜, 너비 1890㎜, 높이 1680㎜, 휠베이스 2765㎜다. 이전 세대보다 70㎜ 길어지고 10㎜ 넓어졌다. 휠베이스는 65㎜ 늘어났다. 트렁크 용량도 7인승 기준 125ℓ에서 130ℓ로 늘었다.
디자인은 최근 현대차 SUV 제품군만의 기조를 그대로 이어갔다. 주간주행등과 헤드램프를 상하로 분리한 컴포지트 라이트를 전면에 적용했고, 폭포수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캐스케이드 그릴로 얼굴을 완성했다. 이 때문에 ‘크기만 커진 코나’라는 비아냥 섞인 평가도 나오지만, 쿠페 느낌의 이전 세대보다 더욱 간결해지면서도 SUV스러워진 지붕라인과 수평으로 변화를 준 사이드 캐릭터라인 등은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
실내는 큰 특징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무난하다. 반대로 얘기하면 그만큼 편안하고 익숙하다는 뜻이며, 호불호가 갈릴 일이 적다는 뜻이기도 하다. 디스플레이의 터치감을 매우 훌륭하며, 시인성도 이전 세대보다 훨씬 좋아졌다. 대시보드를 낮춰 전방 시야각을 넓힌 점도 반가운 일이다. 부분별로 쿠션 강도와 마감재를 달리 적용했다는 시트 착좌감도 몸을 꽉 쥐어주는 느낌은 아니지만 편안함을 더해준다.
국산 SUV로는 ‘국내 최초’로 윈드실드 타입(전면유리 투사형)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도 내비게이션과 속도, 앞차와의 간격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운전에 도움을 줬다. 애초에 HUD를 적용한 SUV가 국내에 코나(컴바이너 타입)와 싼타페뿐이라는 게 함정이라면 함정이다.
운전 중 가장 개선된 느낌을 받은 건 바로 스티어링 휠(운전대)의 민감도와 조작성이다. 너무 가볍지도, 너무 무겁지도 않은 무게감을 바탕으로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 시스템의 적극적인 개입과 절묘하게 조화를 이뤄 운전자의 손에 부담을 덜어준다. 이전 세대의 LKA보다 한 단계 진화한 버전으로, 차량을 차선 가운데로 유지하는 능력이 더욱 탁월해졌다. 완만한 커브 구간에선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놓아도 안정적으로 차가 움직일 정도로, 시스템에 익숙해지면 장거리 운전 시 굉장히 효율적일 것으로 보인다.
‘패밀리 SUV’를 표방하는 만큼 탑승객을 위한 사양도 눈에 띈다. 특히 뒷좌석에 태울 아이들을 배려한 기능이 매우 새롭다. 2열 혹은 3열에 사람이 앉은 상태에서 차 문을 잠그고 일정 거리를 벗어나면 소리로 경고를 알린다. 또 뒷좌석에 탑승한 아이들이 차에서 내릴 때 뒤에서 접근하는 차가 있으면 ‘차일드 락(Child Lock)’을 풀어도 문이 열리지 않고 동승객에게 경고를 알리는 안전하차보조도 탑재했다. 이 기능들 모두 현대차가 싼타페에 세계 최초로 적용한 것들이다. 아울러 2열 시트의 슬라이딩 거리를 늘리고 원터치 폴딩과 보조 손잡이 등을 적용해 3열 거주성을 개선했다.
공인연비도 이전 세대보다 개선된 13.8km/ℓ다. 시승을 마친 후 트림에 찍힌 실연비는 이보다 살짝 높은 14.3km/ℓ로 나왔다. 웬만한 소형차 못지않은 수준의 연비 효율성으로, 경제성을 중요시하는 패밀리 SUV 고객들에게 또 다른 매력이 될 듯하다.
판매가격은 시승 모델인 2.0ℓ 디젤의 경우 2895만원부터 시작하며, 2.2 디젤은 3410만원부터, 가솔린 2.0 터보는 2815만원부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