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채용, '탈(脫) 스펙'이 대세

CJ·현대차·모비스 등 블라인드 채용 도입
서류·면접서 부분 도입도…"스펙보다 직무 적합성"
  • 등록 2017-09-08 오전 5:50:00

    수정 2017-09-08 오전 5:50:00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OO대학교, 토익 점수, 학점, 자격증 등으로 대표되는 스펙(spec)이 취업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공공부문의 ‘블라인드 채용’을 공약으로 내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런 추세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늘어나는 대기업 ‘블라인드 채용’

7일 취업포털 사람인 등에 따르면 CJ(001040)그룹은 입사 지원서에 출신 학교와 학점, 영어점수 등을 쓰지 않는 ‘리스펙트(respect) 전형’을 올해 하반기 공채에 신설했다.

영업과 음악제작 직무 등에만 적용되지만, 영업직 채용 비중이 전체 인원의 20%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상당수 취업준비생(취준생)의 스펙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CJ는 2010년부터 서류 전형에서 이름과 자기소개서만 확인하고 면접자를 선발했지만, 이번처럼 면접까지 전 과정에 걸쳐 스펙을 보지 않는 것은 처음이다.

CJ 관계자는 “정부 취지에 적극 공감해 리스펙트 전형을 신설했다”며 “시행 후 다른 직군으로의 확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005380)는 지원자의 ‘스펙’에 대한 정보 없이 블라인드 방식으로 채용 담당자와 상시 면담을 진행하고, 입사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힌트(H-INT.)’를 도입했다. 면담을 통해선 지원자가 직무에 얼마나 큰 관심이 있는지, 해낼 역량이 있는지 등을 주로 살펴본다.

힌트를 통해 우수자로 선발된 지원자들은 신입 및 인턴사원 선발 시 일부 전형을 면제받거나, 연중 상시 채용 프로그램인 ‘The H(더 에이치)’의 후보자로 선정되는 등 채용 혜택을 적용 받는다.

현대모비스(012330)는 하반기 채용에서 기존 일반 대졸공채에다 미래전략 전형을 추가했다.

미래전략전형 지원자는 서류전형 시 자신의 전문분야와 신사업 아이디어를 기술하고, 이에 대한 증빙 자료를 제출하면 된다. 출신 대학, 토익 점수, 학점 등의 스펙은 전혀 기재하지 않는다.

이외에 카카오(035720)와 IBK기업은행(024110), 우리은행(000030), BC카드 등도 신체조건이나 토익점수를 기재하지 않는 방식으로 채용과정에서 일부 블라인드 방식을 적용한다.

직무 적합성>스펙

몇 년 새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하는 기업들은 급속도로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국내 500대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이미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한 기업은 24.9%였고, 기업 18.6%는 향후 도입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올해부터 계열사별 채용을 진행하는 삼성은 ‘열린 채용’을 내세우며, 이미 이력서에 사진, 신체조건, 고향 등의 항목을 없앴다. 출신 학교와 전공을 기재하지만, 당락에 크게 영향을 주는 정보는 아니라는 것이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SK그룹도 서류와 면접 전형에서 스펙을 보지 않는 ‘무스펙 전형’을 2015년 상반기부터 시행하고 있다. LG그룹, 현대차그룹 등도 학점, 영어성적 등을 보지 않는 ‘부분 블라인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이같은 흐름은 스펙보다 ‘지원자가 얼마나 지원한 업무에 적합한지’를 보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기업 내 직무가 세분화해 설계되다보니 채용 역시 해당 분야 전문가가 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사람을 뽑는 추세로 가고 있다”고 봤다. 일괄적으로 신입사원을 뽑아 교육시키는 제너럴리스트(generalist)보단 직무에 잘 맞는 능력과 인성을 갖춘 스페셜리스트(specialist)를 원한다는 것.

잡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2~3년 전부터 기업에 지원할 때부터 직무를 선택해 직무와 관련한 이력이나 에세이를 작성토록 하는 등 직무 적합성이 중요해진다”며 “스펙보다 지원자의 능력이나 역량을 중점적으로 보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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