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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짜리 딸을 둔 김민정(31·여)씨는 2박 3일의 짧은 도쿄 여행일정 중 하루를 꼬박 아이 장난감 쇼핑에 할애했다. 한국에서부터 구매 목록을 적어 온 김씨는 일본에서 장난감 구매에만 20만원을 넘게 썼다.
김씨는 “장난감 가격은 한국이랑 비슷하거나 오히려 싼데 종류는 훨씬 많아서 일본 여행하면서 많이 사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아이들 장난감인데도 퀄리티가 높아 내가 갖고 놀고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
아이를 둔 부모들이 일본을 여행할 때 빠지지 않고 방문하는 곳이 장난감 매장이다. 엄마들 사이에서는 일본 장난감이 다양하고 가성비도 좋다는 입소문이 퍼진 지 오래다.
도쿄 스미다구에 있는 유아용품 전문점 ‘아카짱혼포(赤ちゃん本鋪)’. 백화점 한 층을 모두 차지하고 있는 큰 매장엔 비교적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유아용품 쇼핑으로 여념 없었다.
매장에 있던 손님 대부분은 중국인과 한국인이다. 이들은 휴대폰에 적어 온 구매목록을 들여다보며 쇼핑카트에 물건을 차곡차곡 담았다. 매장 내에는 일본어를 할 줄 모르는 외국인들을 위해 간단한 회화가 적혀있는 책자가 걸려 있다. 코팅된 A4용지에 ‘인기 상품은 무엇이냐’ ‘이 카드로 결제가 가능하냐’ 등의 문장이 영어·중국어·한국어로 적혀 있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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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만 아니라 마요네즈 모형을 누르면 마요네즈가 실제로 나오는 것처럼 노란색 실리콘이 튀어나오고, 엄마의 안경과 목걸이를 잡아당길 수도 있게 돼 있다. 야리따이호다이는 호빵맨 캐릭터 버전 등 다양한 버전으로 출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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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 딸이 있는 이모(32·여)씨는 “지난 일본 여행때는 야리따이호다이와 ‘호빵맨 멜로디핸들’이라고 유모차에 자동차 핸들처럼 달아서 가지고 노는 장난감을 사 왔다”며 “한국에도 비슷한 게 있지만 일본제품은 훨씬 기능이 다양해 딸이 잘 가지고 논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씨는 이어 “일본엔 젖병 등 유아용품도 귀여운 디자인으로 많이 나오고 장난감도 기발한 게 많이 나와서 젊은 엄마들이 태교여행으로 일본을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이병우 한국완구협회 회장은 “우리가 윷놀이나 자치기를 하며 놀 때 일본에선 이미 장난감을 갖고 놀았을 정도로 장난감의 역사가 길다보니 제품도 다양하게 나온다”며 “특히 한국에선 캐릭터 위주로 상품이 개발되는 것에 비해 일본은 지능형 장난감이나 기능이 많이 딸린 장난감도 다양하게 출시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