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지금]'하루 벌어 하루 사는데'…신종코로나에 우는 서민들

中SNS 웨이보, 피해 사연 넘쳐나
식당·가게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
베이징 영세상인에 지원책 내놔
  • 등록 2020-02-07 오전 12:00:00

    수정 2020-02-07 오전 8:13:10

중국 웨이보에서 신종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연들이 전해지고 있다. 사진=웨이보 캡쳐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아이를 혼자 키우는 싱글맘 입니다. 과거 춘제(春節·중국의 설)때는 야시장에 나가 조그마한 장사를 해서 아이 학비나 생활비를 벌었는데 올해는 신종 코로라바이러스(우한폐렴) 때문에 거리에 사람이 없네요. 아이와 저는 월세방에서 열흘간 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얼른 나가서 돈 벌고 싶어요. (아이디: 路邊靑靑草)

저희 부모님은 과일 도매 일을 하십니다. 연말에 10만여개의 상품을 비축해 놨지만 신종 코로나로 인해 연회에 쓰이는 주문이 모두 취소 됐습니다. 도매시장에 찾아오는 사람도 없습니다. 과일들이 썩어 나가는걸 보고만 있어야 한다니 눈물이 흐릅니다. (_M-y)

저희 남편은 선양의 택시 운전사입니다. 매년 춘제 때마다 타는 사람에 비해 운전사가 없어서 나가기만 하면 꽤 돈이 벌렸는데, 올해는 아무도 택시를 타지 않습니다. 하루 종일 39위안(약 6600원)을 벌었어요. 회사에 사납금을 내면 남는 게 없습니다. 이번 사태를 벗어나 정상적인 생활을 회복하고 싶어요.(A31號)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노동자들이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 중국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에는 월세와 카드값, 학비 등을 나열해 놓고 “스트레스가 너무 크다” “한숨만 나온다” 등 하소연이 넘쳐난다. 이런 사연들은 재생산되고 공유되면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공식적인 춘제 연휴는 지난 2일 끝났지만 거리는 여전히 비어 있다. 각 지방정부가 출근을 제한하거나 외지에서 온 시민들을 자가 격리 시켰다. 격리 대상이 아니어도 전염을 걱정하는 시민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점심시간 마다 북적였던 식당가도, 손님으로 넘쳐났던 쇼핑가도 개점휴업 상태다.

베이징의 한 식당 앞에 31일 영업 예정이었던 일정을 10일로 늦춘다고 공지가 적혀있다. 사진=신정은 특파원
베이징시 차오양구 한 식당 주인은 “손님이 적은 게 아니라 아예 없다고 보면 된다”며 “가게를 열기는 했지만 이 사태가 지속된다면 정말 어려워 질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대기업 직원들은 그나마 정부가 출근을 금지한 만큼 법에 따라 임금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일용 노동자나 영세 상인들이 당장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베이징시 당국은 6일 신종 코로나 방역 기간 중 중소기업과 영세 상인을 대상으로 건물 임대료와 오수처리비, 도로점유세 등의 비용을 감면해주겠다고 밝혔다. 또 중소기업과 영세상인은 세금 납부 기한을 최대 3개월까지 연장해주기로 했다.

그러나 이정도 지원으로는 아예 수입이 끊긴 저소득층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생계유지가 어려워지는 사람들이 급속도로 늘어날 전망이다. 언제나 그렇듯 큰 일이 터지면 가장 고통받는 이들은 우리사회의 약자들이다.

6일 베이징 차오양구 한 쇼핑몰이 텅 비어있다. 일부 매장은 아예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사진=신정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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