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산 대체할 강원도산 반값 연어로 식탁 혁명 이루겠다"

[만났습니다]박경철 한국어촌어항공단 이사장 ①
청정 국산 연어 만들기 1조 프로젝트 야심찬 도전
강원도와 스마트 양식장 추진, 이르면 2025년 공급
“친환경 수산 전담기관으로 韓 수산업 미래 만들 것”
  • 등록 2021-09-10 오전 7:03:00

    수정 2021-09-10 오전 7:03:00

[이데일리 최훈길 임애신 기자] “강원도산(産) 연어를 우리 국민들의 식탁에 올리는 게 1순위 목표입니다.”

박경철 한국어촌어항공단 이사장이 지난달 26일 서울 금천구 공단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취임 100일’ 인터뷰를 했다. △1966년 강원도 강릉 출생 △35회 행정고시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장·해운물류국장·수산정책관·인천지방해양수산청장·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 △한국어촌어항공단(2021년 5월~) (사진=방인권 기자)


`꼭 이루고 싶은 일`을 묻자, 취임 100일을 맞은 박경철 한국어촌어항공단 이사장의 눈빛이 빛났다. 망설임 없이 `반값 연어` 프로젝트를 얘기하기 시작했다. 노르웨이산 연어에 잠식된 국내 수산시장을 청정 강원도산 연어시장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서울 금천구 공단 본사에서 최근 진행한 인터뷰는 국산 수산물이 사랑받는 식탁 혁명을 만들겠다는 미래 프로젝트를 논하는 흥미진진한 자리였다.

2040년까지 1조 투입해 강원도산 연어 만들기

박 이사장은 30년간 한우물을 판 해양수산인이다. 1991년 행시 35회로 공직에 임용된 뒤 해양수산부 수산정책관·인천지방해양수산청장·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공직 퇴임 이후 올해 5월부터 어촌어항공단 이사장을 맡은 그는 취임 일성으로 “수산·어촌 혁신사업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포부는 ‘강원도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성사업’이다. 강원도산 연어를 생산하는 프로젝트다. 이는 국비와 지방비 총 400억원을 투입해 2024년까지 강원도 강릉시와 양양군에 스마트양식장 테스트베드(시험장) 등을 구축하는 계획이다. 스마트양식 테스트 베드와 배후부지의 총 부지면적만 21만8467㎡(6만6086평)에 달하는 프로젝트다.

이 사업을 시작으로 강원도는 동해안 초광역 연어 클러스터 조성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2040년까지 총 1조원(국비 1340억원, 지방비 984억원, 민자 7676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강원도 고성·속초·양양·강릉·동해·삼척을 연어 산업 허브로 만들고, 노르웨이 대항마인 강원도산 연어를 키우겠다는 청사진이다.

어촌어항공단은 이 프로젝트의 첫 단추인 테스트 베드 구축사업을 일괄 위탁받았다. 박 이사장은 “강원도 친환경 양식을 통해 더 신선하고 더 저렴한 연어를 생산하려고 한다”며 “2024년 연말까지 양식장을 만들어 국민식탁에 2025~2026년에 올리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계획대로 가면 강원도에서 키운 연어 4종(대서양연어·은연어·스틸헤드·첨연어)을 이르면 2025년에 식탁에서 맛볼 수 있다.

국산연어 수출하고 전문인력 일자리까지

강원도산 연어 프로젝트는 이미 착수됐다. 강원도는 지난 6월 환경부로부터 대서양연어 수정란 수입·반입 승인을 받았다. 이어 같은 달 강원도와 어촌어항공단은 위·수탁협약을 맺었다. 앞으로 강원도 연어양식발전 계획을 수립하고 국산 스마트양식 시스템 구축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공단은 강원도 특성을 반영한 디자인으로 양식장을 설계해 강원도의 대표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강원도 고성에서 양식으로 키운 국산연어 모습. 강원도 강릉·양양에서 추진되는 ‘강원도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국산연어 대량 생산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사진=해양수산부)


국내외 수산업계도 이같은 프로젝트에 관심이 큰 상황이다. 강원도는 오는 10월 아이슬란드에서 대서양 연어 수정란 5만개를 수입해, 동원산업과 공동연구를 할 계획이다. 수정란부터 성어까지 키우는 연구를 통해 대량 생산 시스템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박 이사장은 “동원산업, 덴마크 수산업계와 강원도산 연어 프로젝트 관련해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순조롭게 논의를 진행해 내년 5월부터 테스트 베드 착공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박 이사장은 꼼꼼하게 양식 시스템을 살펴보고 있다. 공단은 강원도, 동원산업 등과 스마트양식 시스템 표준화·규격화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종자·사료 개발 및 관리, 양식장 설비 운영, 유통·판매까지 최첨단 빅데이터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양식을 도입하는 방안이다. 노르웨이처럼 인공지능(AI) 시스템으로 체계적인 연어 생산을 하게 되는 것이다.

시스템이 구축되면 국내 최초로 대규모 연어 스마트 육상양식장이 탄생하게 된다. 공단과 강원도는 육상양식장으로 안정적인 대량 생산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이사장은 “가두리 해상양식은 폭우, 태풍, 고수온 등에 취약하다”며 “육상양식 시스템이 구축되면 수온을 유지하고 먹이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면서 대량 생산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로젝트는 연어 생산에만 그치지 않는다. 연어 가공·유통을 넘어 수출, 연구개발(R&D), 수산전문인력 육성, 일자리 창출까지 종합한 대규모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게 프로젝트 목표다. 박 이사장은 “창업센터를 만들어 강원도산 연어 관련한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을 만들 것”이라며 “강원도산 연어 양식 관련해 창업할 수 있는 방안을 강원도와 함께 모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친환경 전담기관 큰 그릇 역할 하겠다”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이 많은 만큼 조직 확대는 불가피하다. 해수부는 어촌어항공단을 수산업 육성을 위한 전담기관으로 만들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서 수산·어촌 전문 공공기관의 설립 근거를 담은 ‘한국수산어촌공단법’ 제정안을 의결했다. 국회에서 제정안이 통과되면 어촌어항공단은 한국수산어촌공단으로 확대·개편된다.

제정안에는 어촌어항공단이 수행 중인 어촌·어항개발, 어장 재생 업무와 더불어 △친환경·스마트 수산업 지원·육성 △수산공익직불제 교육 △민간투자 활성화 등의 신규 업무를 맡는 내용이 담겼다. 어촌·어항을 개발하며, 스마트·친환경 수산업을 지원하고, 수산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전담기관을 만드는 방안이다. 박 이사장은 “친환경 정책을 전담으로 수행하는 큰 그릇을 만드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의 ‘강원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테스트베드 조감도(위)와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손양면의 제1~2 배후부지 조감도(아래). (자료=강원도 환동해본부)


무엇보다도 박 이사장은 어촌을 살리고 수산업 경쟁력을 키우는 미래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어촌 고령화가 심각해지고 있어서다. 급격한 어촌 이탈로 어민 인구가 10만명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통계청의 `2020년 농림어업총조사 결과(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일 기준으로 국내 어가 인구는 9만8000명에 그쳤다. 5년 전인 2015년에 비해 3만명(23.7%) 급감했다. 어가 경영주 평균연령은 63.2세로 고령화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박 이사장은 “어촌 소멸, 어촌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어촌 살리기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게 중요하다”며 “단순히 잡는 어업을 넘어선 새로운 소득 창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친환경 양식 등 수산인들을 위한 교육도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공단은 귀어귀촌종합센터와 전국 100곳이 넘는 어촌체험휴양마을을 통한 귀어귀촌·어촌관광 활성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 이사장은 “공단이 국가어항 안전·유지 보수를 맡던 어촌어항협회에서 출발했는데 갈수록 어촌을 위한 역할·책임이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제정안이 국회에 처리돼 어촌 활성화, 친환경 스마트 양식, 어촌뉴딜, 수산인 교육까지 해양수산 전문기관 큰 그릇으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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