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꼭뚜기장군', '머털도사'..그시절 특선만화 기억나나요

  • 등록 2016-09-15 오전 6:00:00

    수정 2016-09-15 오전 6:00:00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특선만화영화’는 어린 아이들이 명절을 기다리는 이유 중 하나였다. 9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뚱뚱한 브라운관 TV 앞에 옹기종기 모여 특선만화를 뚫어져라 보는 아이들의 모습은 흔한 풍경이었다.

손에 연필을 쥐기도 전에 스마트폰을 움켜진 지금의 아이들은 더이상 특선만화를 기다리지 않는다. 원하는 만화가 있다면 언제든 스마트폰을 통해 볼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설렘은 사라졌다. 그만큼 그 때를 기억하는 이들의 추억은 깊어진다.

◇흙꼭두장군

1991년 MBC에서 방영한 흙꼭두장군은 한국적인 멋이 고스란히 담긴 명작으로 손꼽힌다. 원작은 김병규의 ‘까만 수레를 탄 흙꼭두장군’으로 무분별한 발굴을 비판하고 가난했던 시절의 아픔과 그 안에서도 간직했던 따뜻한 마음을 그린 작품이다.

시골 농부인 빈수의 아버지는 밭을 갈다 왕릉을 발견한다. 왕릉 안에 있던 흙으로 만든 인형 흙꼭두장군은 사람들 눈을 피해 빈수에게 찾아온다. 2012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흙꼭두장군은 왕릉과 왕비의 무덤이 연결된 문을 열어 왕과 왕비를 만나게 하는 임무를 수행하고자 한다.

흙꼭두장군을 돕기 위해 열쇠를 찾아 왕릉에 들어간 빈수는 도굴꾼을 맞닥뜨린다고 납치되고 만다. 알고보니 그 도굴꾼은 심장병은 앓고 있는 빈수의 친구인 새길이의 아버지. 그는 딸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도굴을 벌이지만 결국 경찰에 잡히게 되고 빈수에게 용서를 빈다. 새길은 흙꼭두장군에게 아버지가 도굴을 해 찾은 문의 열쇠를 건네고 흙꼭두장군은 무사히 임무를 끝내고 흙으로 돌아간다.

한국적인 감성이 돋보이는 내용도 훌륭하지만 귀여운 그림체와 둥글둥글한 흙꼭두장군 캐릭터가 어쩌면 너무 무거울 수 있는 극의 전개를 다소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든다.

◇머털도사

머리를 뽑아 도술을 부리는 머털도사는 어린시절 추억의 만화 중 가장 인기 있는 캐릭터 중 하나로 2012년에 리메이크로 다시 탄생해 26부작 방영이 이뤄질 만큼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다.

머털도사는 1989년부터 1990년까지 ’머털도사’, ‘머털도사와 108요괴’, ‘머털도사와 또매’ 등 3편으로 구성돼 MBC에서 방영됐다. 가장 인기 있는 편은 첫 편인 머털도사와 108요괴다. 이 편은 방영 당시 시청률 54.9%라는 경이로운 시청률을 기록했다. 원작은 1984년 잡지 ‘새벗’을 통해 연재한 이두호의 ‘도사님 도사님 우리 도사님’이다.

도사 수행을 하는 머털이는 실수로 봉인된 108마리의 요괴를 풀어주게 된다. 질병요괴, 미움요괴, 이간질요괴 등 다양한 요괴와 싸우며 도사로서의 재능을 살리는 내용이다. 머털이가 도술을 부릴 때 사용하는 ‘라해변’이라는 주문은 당시 아이들의 유행어이기도 했다.

머털도사하면 빼놓을 수 없는 캐릭터가 누더기 도사와 묘선이다. 누더기 도사는 머털이의 스승이며, 평소 머털이를 머슴처럼 부리지만 위급한 순간에 나타나 머털이를 위해 노력한다. 묘선이는 머털이의 여자친구이자 누더기 도사의 맞수인 왕질악 도사의 딸이다. 마음은 따뜻하지만 장난이 심한 머털이에게는 새침하게 대한다.

◇떠돌이 까치

한국만화의 획을 그은 떠돌이 까치는 이현세 화백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88올림픽이 열리기 전인 1987년 한국 애니메이션의 위상을 높이고자 야심차게 기획된 떠돌이 까치는 어린아이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통하는 그림체와 내용으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해동중학교에 입학한 까치는 우연히 야구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야구선수가 되기 위해 해동야구부에 들어간다. 그 때까지만 하더라도 큰 성과를 보이지 않았던 해동야구부는 마동탁과 까치의 활약 아래 우승을 차지한다.

단순히 스포츠 만화가 아니다. 당시 유행했던 소재였던 엄마 잃은 자식의 그리움이 담겨 있다. 재혼한 아버지에 대한 분노와 연민이 충돌하고 돌아가신 어머니를 닮은 친구 엄지에 대한 사랑이 만화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떠돌이 까치가 사랑을 받은 데는 탄탄한 내용과 수준 높은 그림체뿐 아니라 배경음악도 한몫했다. ‘난 니가 기뻐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라는 가사는 까치를 잘 모르는 아이들도 언뜻 기억하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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