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등잔 밑' 큰섬에서 이국낭만 즐기다…인천 송도

미래와 전통이 공존하는 도시
센트럴파크 이스트보트하우스
보트타며 보는 노을에 감탄사
모든 면 곡선으로 지은 '트라이볼'
물에 비쳐 독특한 분위기 자아내
전통미 그린 한옥마을 '경원재'
마치 궁궐에 들어선 듯한 기분
  • 등록 2016-05-13 오전 6:15:20

    수정 2016-05-13 오전 6:15:20

인천 연수구 송도 센트럴파크 동쪽에 있는 이스트보트하우스 선셋카페에서 바라본 일몰. 이스트보트하우스 3층 전망대에 올라가면 센트럴파크를 중심으로 아름다운 조명이 비추는 공원다리와 건물 등 송도의 멋진 야경을 만끽할 수 있다.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등잔 밑은 어두웠다. 단지 서울과 가깝다는 이유기도 했고 낡은 도시의 이미지가 그랬다. 어쩌면 도시를 자세히 들여다볼 기회가 없었기에 생긴 편견일지도 모른다. 인천 얘기다. 사실 인천에는 가볼 만한 곳이 훨씬 많다. 한번씩은 들어봄 직한 차이나타운이며, 월미도·인천대교·강화대교, 그리고 송도와 영흥도 등 서해바다에 알알이 박힌 수많은 섬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벅찰 정도다. 역사 또한 깊다. 삼국시대부터 통일신라·고려·조선에 이르기까지 인천은 교역의 중심지로 역사에 기록돼 있다. 구한말 서구문물을 처음 받아들인 개항지가 바로 이곳 인천이다. 이후 한국전쟁의 전세를 바꾼 인천상륙작전의 전장으로, 1960년대 산업화 이후에는 서울의 관문항으로 역사의 중심에 있었다. 특히 최근에는 송도국제도시가 뜨고 있다. 인천사람들이 가장 살고 싶어하는 곳으로 송도가 꼽힐 정도다. 곳곳에 들어선 마천루와 넓고 멋스러운 공원, 부티크까지. 마치 홍콩이나 뉴욕에 와 있는 듯한 착각도 든다. 그래서 지금 인천 송도로 여행을 떠난다.

인천 월미도 월미문화의거리 월미달빛음악분수.


◇ 인천의 미래를 엿보다

송도 여행의 시작은 인천지하철 1호선 센트럴파크역 4번 출구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인천종합관광안내소, 컴팩스마트시티·인천광역시립박물관, 복합문화공간 트라이볼, 전망대가 있는 G타워, 한옥마을 등으로 접근하기가 편하기 때문이다. 지하철 출구를 나가면 관광안내소다. 안내소 바로 옆은 컴팩스마트시티·인천광역시립박물관. 인천의 어제와 오늘, 미래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 비치한 인천경제자유구역인 송도·영종·청라지구를 비롯해 강화도·석모도·교동도 모형, 인천국제공항과 영종도, 인천시 전체 모형 등은 한참을 둘러봐도 싫증나지 않는다. 3층 영상관에서는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영화를 상영하는 ‘컴팩토요시네마’를 진행한다.

송도의 랜드마크인 ‘트라이볼’(Tri-Bowl)도 지하철역 바로 앞이다. 트라이볼은 세 개를 뜻하는 ‘트리플’(triple)과 그릇을 뜻하는 ‘볼’(bowl)의 합성어다. 이름처럼 3개의 그릇이 놓인 모양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인 송도·청라·영종도를 상징한다. 최고 높이 18.8m,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2700㎡(약 817평), 이벤트홀·다목적홀·디지털라이브러리 등이 들어서 있다.

인천 송도의 랜드마크 ‘트라이볼’.


트라이볼은 2010년에 열린 인천도시축전 기념관으로 만들었다. 세계 최초로 ‘역셀(易 shell) 공법’으로 지었다. 역셀구조는 아래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넓어지는 형태다. 뒤집어진 고깔 모양으로 이해하면 쉽다. 삼각 구도로 3개가 놓여 있고 그 상부가 하나로 연결돼 1개의 구조체를 이뤘다. 천장을 제외하면 모든 면이 유려한 3차원 곡선으로 이뤄져, 편안하게 시선을 좇다 보면 어느새 건물 전체를 둘러보게 된다. 하부는 회백색 콘크리트로 매끈하게 덮여 있고, 상부는 짙은 은회색의 금속성 패널이 촘촘히 박혀 있다. 그 아래 펼쳐진 장방형의 수경(水鏡)은 구조물의 모습과 함께 주변 풍경을 물속에 담으며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2010년 한국건축문화 사회공공부문 대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건축가치를 인정받았다. 당초 기념관 목적을 다하면 철거할 예정이었지만 인천시민의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누구나 가보고 싶어 하는 명소가 됐다.

인천 송도의 랜드마크 ‘트라이볼’.


◇ 마천루 속 명장의 손길 담은 ‘경원재’

트라이볼 반대편은 한옥마을이다. 원래 한옥마을에는 한옥호텔과 식당, 저잣거리 문화체험관 등이 들어서야 하지만 아직 한옥호텔 외에는 제대로 갖춰진 게 없어 아쉽다. 호텔은 국내 최대 규모의 한옥식인 경원재 앰배서더 호텔이다. 무려 500억원을 들여지었다. 객실 30실(로열스위트룸 2채, 딜럭스스위트룸 12채, 딜럭스룸 16실)과 한식당 한 곳, 3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연회장 경원루 등을 갖췄다.

‘무늬만 한옥’이지 않기 위해 주요 명장이 경원재 공간 조성에 참여했다. 호텔 건축에는 최기영 대목장을 비롯해 김성호 칠장, 이근복 번와장, 임충휴 칠기 명장, 가풍국 목공 명장 등 각 공정마다 최고의 장인들이 참여해 전통한옥의 아름다움을 재현했다. 특히 스위트룸은 후정과 더불어 대청마루와 앞마당까지 갖춰 실제 객실 크기의 두배 이상의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독채로 구성한 로열스위트동에는 넓은 크기의 대욕탕 시설과 사우나도 있어 궁궐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

인천 송도 경원재 영빈관에서 바라본 ‘센트럴파크’.


송도에서 짙어가는 계절을 느끼려면 센트럴파크가 좋다. 센트럴파크는 송도 중심부에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해수공원이다. 규모만 30만 750㎡(약 11만 2350평)다. 공원 중심부에는 폭 30~100m의 수로가 흐른다. 길이가 1.8㎞에 달해 강이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다. 공원에서 4㎞ 떨어진 해수처리장에서 바닷물을 취수해 3단계의 정화과정을 거친 뒤 1급수를 공급한다. 숭어·우럭·망둑어 등 바다 어종이 서식해 낚시 포인트로 최근 제법 알려졌다. 공원 동쪽 이스트보트하우스도 둘러봄 직하다. 이스트보트하우스에서는 카누와 카약, 전기보트, 파티보트, 스탠드업 패들보트(SUP) 등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수로를 순회하는 수상택시는 이곳만의 자랑. 아시아 최초의 국제기구인 녹색기후기금(GCF)도 센트럴파크 내부에 있다.

압권은 해질녘이다. 해가 서서히 내려앉으면 카누·카약·보트를 타던 사람들이 하나둘 석양빛을 받으며 돌아온다. 만선을 이룬 어부들처럼 행복으로 하루를 가득 채우고 집으로 돌아오는 모습이다.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리면 패널 사이에 설치한 100여개의 LED등이 반짝이며 건물을 은은하게 수놓는다. 물에 비친 불빛과 건물의 모습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완성한다.

인천 송도 중심부에 있는 ‘센트럴파크’. 한국 최초의 해수공원이다.


◇굴곡진 역사 담긴 ‘차이나타운’

송도여행이 짧았다면 차이나타운에서 아쉬움을 달래는 것도 방법이다. 인천 차이나타운은 120년의 역사를 가졌다. 다만 그 전에 자장면박물관부터 둘러보는 게 좋다. 자장면 골목의 역사가 시작한 곳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 자리는 공화춘이 있던 자리다. 공화춘은 1905년 문을 연 중국요리전문점으로 자장면을 처음으로 판매한 곳이다. 차이나타운에서 인천역 방향으로 난 샛길을 내려가다 보면 오른편으로 보이는 2층 건물이다.

인천 차이나타운 자장면박물관 ‘공화춘’.


공화춘은 화강석을 기초로 한 조적구조의 건물로 지붕은 슬레이트로 올렸다. 2층 창호는 목제창, 1층은 아치형 장식창이다. 특히 눈목자(目) 형태로 앞뒤에 일(一)자형 건물이 있고, 그 사이 공간에 4개의 건물이 연결돼 각 건축물 사이에 중정이 있다. 당시의 건축양식을 잘 보여주는 배치다.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자장면박물관 뒤편 언덕길에는 삼국지 벽화길이 있다. 유비와 관우, 장비가 도원결의를 맺은 모습부터 극적인 장면을 묘사한 벽화가 이어지는 길이다. 남의 땅에 살면서도 자신의 역사와 문화를 지렛대 삼아 정통성을 이어가는 중국인의 저력이 엿보인다.

인천 차이나타운 삼국지벽화거리.


벽화 길 뒷동산으로 올라가면 자유공원이 나온다. 1888년에 건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공원이다. 근대화 초기 조계지. 요즘말로 하면 경제자유구역 안에 거주하던 외국인을 위해 조성한 공간이다. 처음에는 ‘만국공원’으로 불리다가 1957년부터 ‘자유공원’으로 이름을 바꿨다는 설명이 붙어 있다. 공원길을 따라 안쪽으로 걸어가면 한국전쟁 때 유엔군 총사령관이던 맥아더 장군의 동상과 마주친다. 인천상륙작전을 주도해 불리했던 전세를 일거에 역전한 공로를 받들어 세운 동상이다. 자유공원이란 이름도 그런 배경에서 붙었단다.

송월동 동화마을은 벽화마을과 차원이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세계명작동화 등을 주제로 건축물과 담장 등의 상태를 감안해 거리별로 이야기를 구성한 벽화와 조형물을 설치했다.

인천 송월동 송월동화마을.


◇여행메모

△가는길=서울에서 송도로 가려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와 제3경인고속화도로를 이용할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강남역에서는 M6405번, 서울역에서는 1301번, 신촌오거리에서는 M6724번 등을 타고 갈 수 있다. 지하철은 인천 1호선을 타고 센트럴파크역에 내리면 된다.

△잠잘곳=송도에는 다양한 가격대와 콘셉트를 가진 호텔이 즐비하다. 한옥호텔인 경원재 앰배서더 호텔(032-729-1101)과 오크우드 프리미어 인천(032-726-2000), 쉐라톤인천호텔(032-835-1000), 오라카이 송도파크호텔(032-210-7000)등이 대표적이다.

△먹을곳=최근 새로 문을 연 현대프리미엄 아울렛에서 바로 길 건너편 미추홀타워 별관 지하에 한정식 전문식당인 ‘참예그리나’(032-260-1301)가 있다. 보리굴비(2만 5000원)와 불고기정식(1만 5000원)이 대표메뉴. 이외에도 차돌삼합, 버터구이전복&유황삼겹살구이, 전복삼합 등을 맛볼 수 있다. 특이한 점은 치매예방 효과가 있다는 강황밥을 지어 상에 올린다는 점이다. 센트럴파크 몰에는 피자와 파스타를 맛볼 수 있는 블랙스미스, 유기농 브런치 레스토랑 ‘브런치 바자’ 등이 자리잡고 있다. 커낼워크에는 츠라시동 등 깔끔한 일식이 돋보이는 아키노주방, 합리적 가격에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는 메리고라운드 등 외식하기에 적당한 맛집들이 들어서 있다.

인천 송도 중심부에 있는 ‘센트럴파크’.
인천 송도 중심부에 있는 ‘센트럴파크’.
인천 차이나타운 입구 ‘패루’.
인천 차이나타운 거리공연.
인천 차이나타운 의선당.
인천 송월동 송월동화마을.
인천 신포시장.
인천 신포시장.
인천 송도국제도시 야경.
인천 월미도 월미달빛마루카페 내에서 바라본 전경.
인천 월미도 마이랜드.
인천 월미도 월미문화의거리.
인천 월미도 월미전망대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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