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인사이드]②독과점 시멘트 업계 판도급변 배경

시멘트 산업, 상위 7개사가 약 90% 점유율·독과점체제
IMF외환위기로 주인 바뀌기 시작
'非그룹 소속', '보수적 경영' 업체만 가업 이어가
한라·쌍용·동양에 이어 현대시멘트 새 주인 기다려
  • 등록 2017-02-07 오전 5:00:00

    수정 2017-02-07 오전 5:00:00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반세기가 넘은 한국 시멘트 업계의 소유구조는 IMF 외환위기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가족 간 승계를 제외하면 상위 7개사 중 4개사가 이 시기를 기점으로 주인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특히 ‘그룹’ 소속이던 업체들의 소유구조 변화가 컸다. 쌍용양회(003410), 한일시멘트(003300), 성신양회(004980), 동양시멘트(038500), 한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183190), 현대시멘트(006390) (점유율 순) 등 7개사 중 사업 다각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한일, 성신, 아세아만이 창업 때부터 현재까지 가업을 잇고 있다.

시멘트는 장치산업이다. 대규모 자본이 드는 탓에 한 번 시장이 형성되면 후발주자들이 쉽사리 들어오지 못한다. 제품 특성상 지역별로 중소기업이 즐비한 레미콘과 달리 시멘트는 상위 7개사가 약 90%의 점유율을 지니고 있는 독과점산업이다. 때문에 외부 요인으로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지기 전까지 시멘트 업계는 수십년간 굳건한 역사를 간직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 수익 창출원인 시멘트 업계에 변동이 일어난 것은 1997년 IMF 외환위기가 그 기점이다. 계열사의 부실로 시멘트사의 주인은 뒤바뀌기 시작했다. 상위 7개사 중 무리한 사업확장에 나서지 않은 한일시멘트, 성신양회, 아세아시멘트 등 3개사만 지금까지 주인이 바뀌지 않았다.

업계 M&A 출발은 한라시멘트부터다. 원인은 1999년 한라그룹의 해체. 2000년 세계 최대 시멘트사인 프랑스 라파즈그룹은 한라시멘트를 인수했다. 이후 라파즈는 “지역별 1위 사업이 아니면 철수하겠다”는 방침으로 동양시멘트 인수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이를 계기로 한라시멘트는 지난해 사모펀드인 글랜우드PE·베어링PEA 품에 안겼다.

쌍용양회도 이와 유사한 길을 걸었다. 쌍용양회는 일본 시멘트 업계 1위인 태평양시멘트와 기술제휴를 맺어왔다. 2000년 쌍용양회 역시 계열사 부실로 워크아웃을 겪었다. 태평양시멘트가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6580억원을 투자해 23% 지분을 얻었고 그 이후로 32.63%까지 지분을 늘려 최대주주가 됐다. 지난해 한앤컴퍼니를 비롯해 지분 46.14%를 보유한 4개 금융사는 출자전환주식매각협의회를 구성해 쌍용양회의 보유 지분 공개 매각을 추진했다. 태평양시멘트는 이를 막으려 법적대응도 취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쌍용양회는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에 인수됐다.

동양시멘트는 레미콘을 주력으로 하는 모기업 동양(001520)의 계열사였다. 2013년 동양은 경영난에 그룹 해체를 맞았다. 2015년 한앤컴퍼니, 한일·아세아시멘트 컨소시엄, 라파즈한라, 유진그룹 등이 인수전에 나섰다. 하지만 원재료의 안정적인 공급을 노린 레미콘 업체 삼표그룹는 동양이 가지고 있던 동양시멘트 지분 54.96%를 사들이며 대주주로 등극했다.

매각이 임박한 현대시멘트는 과거 성우리조트·골프장·종합건설 등의 모회사 역할을 했다. 하지만 2009년부터 시작된 성우종합건설의 미분양사태 여파로 현대시멘트는 2010년 워크아웃에 돌입한다. 이번 인수전에는 쌍용양회, 한라시멘트, IMM프라이빗에쿼티, 유암코(연합자산관리), LK투자파트너스 컨소시엄, 파인트리자산운용 등 6곳에 더해 범현대가인 현대성우홀딩스가 뛰어들었다. 업계 판도를 뒤흔들 매각 본입찰은 14일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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