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딜' 바람, 중소형 조선사로 불어오나

한진重, 특수선 전문 사업 축소
대선조선·성동조선해양 등 매각 재추진 실패시 정리
경영정상화 '가시밭길' 우려.. M&A등 시장재편
  • 등록 2019-03-04 오전 6:00:00

    수정 2019-03-04 오전 6:00:00

지난달 21일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노동자들이 선박 건조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대우조선해양(042660) 매각, 한진중공업(097230) 경영권 교체.’

대형 조선업계의 지각변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중형 조선업계도 오랜 구조조정을 거쳐 시장 재편이 뚜렷한 모양새다. 이미 유수의 중형 조선사가 사라진 가운데 살아남은 조선사들 역시 청산 또는 매각 등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는 모습이다. 일부 조선사들의 경우 경쟁력 있는 선종을 중심으로 몸집을 줄여 생존을 도모하고 있다.

대형화 노리던 한진중공업, 특수선 전문 조선사로

3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은 필리핀 현지법인 수빅조선소(HHIC-Phil) 기업회생절차 결과 영도조선소를 중심으로 특수선만을 전문으로 하는 조선사로 생존하게 됐다. 당초 한진중공업은 저렴한 인건비를 무기로 한 수빅조선소를 통해 대형화를 노렸지만, 지속된 불황 속 다운사이징을 통한 생존을 선택한 셈이다.

앞서 한진중공업 채권단은 지난달 28일 6800억원 규모 출자전환, 한진중공업홀디스와 조남호 회장 등 최대주주 특수관계인 보유지분에 대한 전액 무상감자 등을 결정했다. 6800억원 가운데 1600억원 가량은 필리핀 현지 은행들이 출자전환하는 대신 한진중공업 지분 일부 및 수빅조선소에 대한 모든 권리를 가져간다. 이에 따라 한진중공업은 상선에서 손을 떼고 영도조선소를 중심으로 한 특수선 사업을 영위하는 중형 조선사로 살아남게 됐다.

규모는 크게 작아졌지만 생존 경쟁력은 강화된 모양새다.

현재 국내 특수선 시장은 군함 등 대형 특수선 및 잠수함과 중소형 함정 등 두 영역으로 나눠진다. 대형 특수선과 잠수함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주도하고 있으며 중소형 함정은 한진중공업과 STX조선해양, 강남조선 등이 진출해있다. 다만 STX조선해양은 사실상 특수선 사업 정리 수순을 밟고 있고, 강남조선은 규모 자체가 그리 크지 않아, 사실상 한진중공업이 중소형 특수선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영도조선소는 2016년 자율협약 체결 이후 군함 등 특수선 수주로 총 27척, 1조2000억원 상당의 물량을 확보했다. 현재 수주잔량은 약 3년치 수준”이라며 “방산 물량은 국가계약이므로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된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불황 터널 못벗어난 중·소형 선박…매각 또는 정리 갈림길

한진중공업을 제외한 국내 대표적인 중형 조선사들도 구조조정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및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확대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인 대형 선박 시장과 달리 중·소형은 올해까지 어려운 업황을 감내해야하는 상황이다. 다수 조선사들은 매각을 통한 통폐합 작업을 앞두고 있지만 이들중 일부는 정리 수순을 피하기 어려워보인다.

이미 성동조선해양은 지난해 10월 1차, 지난달 2차 매각 작업이 모두 무산된 가운데 이달 중 3차 매각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자금 등 조건을 맞추기 쉽지않은 상황으로 관련업계에서는 매각 작업이 올해 상반기를 넘길 경우 정리 수순을 밟지 않겠냐는 부정적 전망이다.

현재 정상적인 수주활동을 전개 중인 중형 조선사들도 상황은 녹록치 않다. 현재 정상적인 수주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곳은 대한조선(클락슨 집계 2월 기준 수주잔량 19척, 51만1000CGT), STX조선해양(15척, 36만7000CGT), 대선조선(8척, 9만4000CGT) 등이다.

이들 조선사들 역시 이미 매각을 추진 중이거나 향후 매각 추진 가능성이 높다.

대선조선은 지난해 말까지 매각 작업을 진행했지만 실패했다. 주채권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은 올해에도 지속 매각을 추진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STX조선해양은 회생계획안 이행을 통해 힘겨운 생존싸움을 벌이는 중이다.

최대주주가 대우조선해양(지분 67.7%)인 대한조선 역시 향후 매물로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으로 매각 작업을 앞두고 있으며 대한조선 등 자회사는 종전대로 산업은행 관리로 남는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매각 이후 대한조선에 대한 후속조치를 할 것으로 예상돼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전세계 중형 선박 발주량은 전년 대비 15.6% 감소한 1000만CGT를 기록했다”며 “발주량 감소 속에 중국과 일본 등 저가수주가 이어지며 선가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주들이 투자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업황 개선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국내 중형조선사 수주량은 전년 대비 18% 감소한 54만7000CGT를 기록했다.

정부가 성동조선을 법정관리 결정을 발표한 지난해 3월 8일 오후 경남 통영시 성동조선해양 작업장이 텅 비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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