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가 웅진(016880)그룹에 피인수된 지 석 달 만에 매물로 재등장했다. 웅진에너지가 감사의견 거절로 예상치 못한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선제적 재무리스크 차단을 위해 코웨이 매각을 결정한 것이다. 정말 웅진에너지 이벤트는 예상치 못한 변수였을까? 웅진그룹의 과거를 돌아보자.
웅진그룹은 2011~2012년 저축은행, 극동건설, 태양광사업으로 휘청이며 핵심계열사인 웅진코웨이, 웅진식품 등을 매각한 바 있다. 당시에 과도한 차입을 통한 건설 태양광사업 몸집불리기는 사실상 그룹이 해체되는 수순으로 귀결됐다. 당시 웅진코웨이 매각대금이 유입되기 불과 이틀 전 극동건설과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신청하며 고의 부도 이슈가 불거진 바 있다.
웅진그룹의 설명대로면 웅진에너지의 예상치 못한 의견거절로 웅진의 신용등급이 ‘BBB-’로 하락했고, 이 때문에 시장성 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어 코웨이를 매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신용평가사 시각은 다르다. “코웨이 인수시 그룹의 재무부담이 급증해 지주사인 웅진의 신용도 하향압력이 높다”가 먼저다. 그 뒤에 “웅진에너지의 대규모 잠정손실로 사업과 재무측면 불안정성이 증폭됐다”고 설명한다.
남들은 되는데 웅진은 왜 안 되는 걸까? 시장의 신뢰를 저버린 영향이 크다. 경영진의 잘못된 의사결정에 그룹 전체가 늪에 빠지는 시나리오는 너무나 익숙하다. 금호그룹이 그랬고, 웅진그룹이 그랬다. 심지어 웅진은 똑같은 실수를 두 번 저질렀다. 그룹이 해체수순까지 갔지만 어떤 교훈도 없었다. 설령 웅진의 계획대로 다 된다고 한들 향후 리파이낸싱이 수월할 것으로 기대하기엔 과거 전적에서 리스크가 너무 크다. 수년째 여기저기 렌탈되는 코웨이가 이번엔 제대로 정착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