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수·예물 5800만원vs예식·여행 380만원…웨딩시장 극과 극

젊은 예비부부 '결혼관' 양극화 심화
"한 번 뿐인 결혼인데"…백화점 웨딩 매출 증가
롯데百 작년 2000만원 이상 구매 고객 22%↑
"허례허식에 돈 안 쓴다"…온라인몰엔 '셀프 웨딩족' 몰려
  • 등록 2018-03-09 오전 5:30:00

    수정 2018-03-09 오전 5:30:00

[이데일리 박성의 기자] 지난해 3월 결혼한 임지훈(32·가명) 씨는 혼수 일체를 백화점 한 곳에서 구매했다. 청소기부터 침대, 예물 등 장만에 든 비용은 5800만원. 이 덕에 백화점 VIP(귀빈) 자격을 얻었다. 여윳돈이 있어서는 아니었다. 임씨는 “평생에 한 번 뿐인 결혼, 빚을 지더라도 가치 있는 사치가 될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예비 신혼부부가 롯데백화점 본점 웨딩센터에서 상담받는 모습.(사진=롯데쇼핑)
◇불황에도 결혼만큼은…백화점 VIP 된 예비부부들

3월 ‘웨딩 대목’을 맞아 유통업계가 극단의 전략으로 신혼부부를 공략하고 있다. 결혼에 대한 2030세대 예비부부들의 가치관이 양극화하고 있어서다. 백화점이 ‘좋은 것’에 과감히 지갑을 여는 ‘욜로족’(YOLO族·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는 소비자)을 겨냥한 프로모션에 집중하는 가운데 온라인 쇼핑몰에는 실속을 추구하는 ‘셀프웨딩족’이 몰리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주요 백화점들은 예비 신혼부부를 잡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행사를 기획했다.

티몬에서 판매 중인 웨딩드레스.(사진=티몬)
롯데백화점은 오는 11일까지 ‘롯데 웨딩페어’를 진행한다. 가전·가구 등 리빙 상품과 시계·보석 등 총 300여 개 브랜드가 참여해 1200억 원 물량의 혼수상품을 판매한다.

현대백화점도 웨딩 시즌을 맞아 오는 25일까지 전국 15개 점포에서 ‘스페셜 웨딩 페어’를 진행한다. 이번 행사에는 리빙, 주얼리, 패션 300여 개 브랜드가 참여하며 브랜드별로 10~40% 할인 혜택과 사은품을 증정한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오는 18일까지 ‘갤러리아 웨딩페어’를 진행한다.

백화점이 이렇듯 신혼부부 잡기에 혈안이 된 까닭은, 경기 불황에도 백화점을 찾는 예비부부들의 구매 비용이 꾸준히 늘고 있어서다.

롯데백화점은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에게 마일리지를 적립해 주는 ‘웨딩멤버스’ 회원들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2017년에 2000만 원 이상 고액 구매 고객이 지난 2016년에 비해 약 22% 증가했다. 지난해 웨딩멤버스 고객의 평균 구매금액은 560만원대. 이는 백화점 전체 고객 중 상위 10% 고객의 구매금액과 비슷하다.

김대수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은 “최근 예비부부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 지출을 아끼지 않는 가치 소비가 늘면서 결혼건수가 지속적으로 줄어도 고액의 혼수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싸게 더 싸게…온라인몰에 몰리는 ‘셀프 웨딩족’

백화점에 ‘통 큰’ 예비부부가 몰린다면 온라인 쇼핑몰에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높은 ‘셀프 웨딩’이 화두다. 저렴한 가격대에 부케와 웨딩드레스 등을 구매하려는 젊은 예비부부들이 온라인몰을 찾고 있다.

오는 4월 결혼을 앞두고 있는 전민기(31) 씨도 예식장 예약, 혼수, 신혼여행 티켓을 전자상거래(이커머스)로 해결했다. 총액 380만 원가량이 들었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다. 전씨는 “결혼식에 쓸 돈을 아껴 앞으로의 인생에 투자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커머스의 웨딩 카테고리 성장세도 좋다. 올해(1.1~2.25) 들어 위메프의 웨딩드레스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 웨딩부케는 249%, 웨딩슈즈는 150% 각각 증가했다. 작년 12월부터 지난달 25일까지 티몬의 웨딩드레스 판매량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80% 늘었다. 웨딩슈즈는 32% 신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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